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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대국 이스라엘을 가다] <상> 창조경제를 키우는힘

후츠파 정신이 창업대국 DNA… 국가는 인큐베이터 역할<br>사격·바람 관계 등 군대 노하우 살려 벤처 설립 잇따라<br>벤처캐피털·정부, 과감한 지원에 경영 멘토링 까지<br>대학 기술이전 활발… "실패 두려워해선 성공 못하죠"

베냐민 소퍼(왼쪽 두번째) 테크니언공대 기술이전센터장이 기술이전센터에서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이스라엘 레호보트에 위치한 펜탈럼 테크놀러지는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업체로 2009년 설립됐다. 직원이 40명에 불과한 이 회사는 지난해 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특이한 점은 회사를 창업한 사기에 차드카 대표가 이스라엘 엘리트 부대인 탈피오트부대 출신이라는 것. 그는 군대에서 저격수가 총을 쏠 때 바람의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장조사를 거쳐 펜탈럼을 창업했다. 차드카 대표는 "군대 경험을 활용해 벤처캐피털과 정부의 지원을 받아 창업했다"며 "특히 개인 자금으로 창업하면 성공률이 1~2% 정도에 불과하지만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는 경우는 벤처캐피털이 다른 투자자 및 기술을 적극 지원, 성공률이 20~3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차드카 대표의 성공 스토리는 이스라엘 젊은 기업인의 도전정신과 잘 짜인 창조경제 인프라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시너지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고 과감히 도전하는 청년 기업가. 이를 금전적ㆍ기술적으로 뒷받침해주는 벤처캐피털ㆍ정부ㆍ연구기관 등이 이스라엘을 세계적 창업국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원동력인 것이다.

◇벤처캐피털ㆍ정부의 과감한 지원=총 투자 규모가 1억6,000만달러에 이르는 이스라엘의 대표 창업투자사 트렌드라인그룹은 매년 400개가 넘는 기업을 심사해 그 중 8~10개 기업에 대한 인큐베이팅을 실시한다. 선택된 기업은 트렌드라인으로부터 초기 지원자금 10만달러와 2년간 운영자금 30만달러 등 총 40만달러를 지원받는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자금 60만달러가 더해져 2년간 총 지원자금은 100만달러로 불어나게 된다. 창업기업 지원자금의 40%를 민간이, 60%를 정부가 부담하는 구조다.

이스라엘은 정부는 1991년 국가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술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 같은 창업기업 지원을 제도화했다. 토드 돌린저 트렌드라인그룹 회장은 "투자한 기업이 자금이나 법률ㆍ회계 등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시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멘토링 및 기술적 조언을 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시장성 있는 기업을 발굴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내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공대ㆍ연구소 기술 이전 적극 나서=이스라엘 하이파시에 있는 테크니언공대는 자체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12개의 업체를 설립ㆍ운영하고 있다. 현재 400여개의 특허를 보유한 이 대학은 기술이전을 통해 매년 10개가량의 업체를 새로 만든다. 올해 예상 수익은 2,500만달러로 미국 MIT나 허버드대의 기술이전 수익과 비슷한 규모다. 대학이 개발한 기술을 기업이 사업에 활용하고 대학은 기술이전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윈윈 구조인 셈이다.

최근에는 얼굴인식 기술 관련 업체인 인비전을 200만달러에 설립했다가 18개월 만에 5,000만달러를 받고 인텔에 매각하기도 했다. 베냐민 소퍼 테크니언공대 기술이전센터장은 "학교와 기업가ㆍ벤처캐피털이 이스라엘의 기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며 "기술이전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절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정신은 '후츠파'다. 후츠파의 사전적 의미는 '주제넘은, 뻔뻔한, 놀라운 용기'지만 실제로는 끊임없이 탐구하는 호기심과 대담한 용기 등 유대인의 도전정신을 의미한다. 후츠파로 표현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은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성장하는 데 정신적 배경이 됐다.

실제로 이스라엘 기업인들은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절대 창업에 성공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차드카 대표는 "이스라엘 기업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가 끝이 아니며 다른 성공을 위한 준비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란 펠드헤이 미스가브 벤처 인큐베이터 최고경영자(CEO)는 "실패 자체가 지원 기업을 선정할 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실패한 업체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투자를 한다"면서 "실패는 단지 배우는 과정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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