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증권주가 일제히 상승하며 무더기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적연금이 활성화되면 주식투자의 저변이 넓어지고 증시유입 자금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대신증권은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보다 800원(7.05%) 오른 1만2,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주가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장 중 1만2,4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신영증권(001720)도 전일보다 3,700원(6.20%) 상승한 6만3,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가 대열에 합류했다. 신영증권의 주가가 6만원 선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증권(016360)은 올 들어 처음으로 5만원의 벽을 넘었다. 삼성증권은 전날보다 6.02% 오른 5만200원을 기록했다.
대우증권(006800)도 전일보다 4.00% 상승해 연중 최고가인 1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증권(001510) 역시 상한가에 근접한 10.25% 오르며 사상 최고가인 1,065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이밖에 우리투자증권(005940)(6.73%), HMC투자증권(001500)(6.53%), 미래에셋증권(037620)(4.03%), NH농협증권(016420)(6.31%), 동양증권(5.12%), 메리츠종금증권(5.61%), 키움증권(039490)(4.21%), 동부증권(016610)(3.71%) 등도 동반 상승했다.
증권주가 이날 강세를 보인 것은 기업의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의 규제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사적연금 대책이 가계 안정을 위한 자산시장 부양정책이기 때문에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은 증권업의 환경 변화와 더불어 주식투자의 저변을 넓히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퇴직연금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가 높은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퇴직연금 제도개선을 통해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할 경우 단기적으로 10조원 규모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며 "단기적인 효과뿐 아니라 매달 상당 규모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에 유입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업계의 실적개선이 확인돼야 주가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배승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사적연금 활성화 정책의 수혜로 증권업종의 성장성이 커진 것은 맞다"면서도 "증권사들의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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