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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빈부의 골

지금 우리나라의 모든 돈은 증시에 몰려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투자신탁이 운용하는 주식형 수익증권과 자산운용사들이 취급하는 뮤추얼 펀드가 증시활황에 힘입어 6개월새 최고가 원금의 2배나 되는 수익률을 올렸다. 가장 수익률이 낮은 것도 40%나 된다. 6개월만에 투자수익이 이 정도니 너도나도 직접, 또는 간접투자시장에 뛰어 들게끔 된 것이다. 금리가 낮은 은행이 외면당하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기업들도 증시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한후 이를 빚갚는데 쓰질 않고 다시 주식에 투자하는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결국 「가진 사람」만 더 갖게되는 구조가 돼 빈부의 골만 깊어가고 있다. 걱정이 안될 수 없다.「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간다」는 말이 있다. 특히 「가진 사람」의 경우 지난해의 초고금리에, 올들어서는 증시에서 떼돈을 벌어 과소비, 호화사치에 앞장을 서고 있다. 일례로 서울 강남의 호화 룸살롱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며, 올 상반기 호화사치품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해외여행객은 31만2,000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30%이상 늘어났다. 이러다가는 지난해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이룩한 경상수지흑자기반이 무너지는 것 같아 우려된다. 걱정스러운 것은 또 있다. 이들 소수의 부유층과 IMF로 무너져 내린 다수의 빈곤층간에 형성된 위화감이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위화감으로, 위화감이 심화하면 적대감으로 바뀐다. 탈주범 신창원(申昌源)이 부유층을 상대로 절도·강도 행각을 벌인 데 대해 대다수 국민들은 심정적으로 申昌源쪽에 기울어져 있다. 적대감과 무관하지 않다. 「가진 사람」들이 자제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계층간에 빚어지는 위화감·적대감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금융종합과세 실시도 한 방편이다. 정치권의 정쟁(政爭)으로 지난 임시국회 때 통과되지 못한 중산층 육성및 서민가계 보호대책도 햇빛을 볼 수 있도록 이달 중에라도 임시국회를 소집, 통과 시켜야 한다. 빈부의 골이 너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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