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장중 100엔당 969원 19전(외환은행 고시기준)에 거래됐다. 원·엔환율이 970원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08년 8월 21일(967원 80전) 이후 6년여래 처음이다. 다만 3시 현재 환율은 971원 47전으로 970원선을 회복했다. 이는 전날보다 98전 하락한 것이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원화 가치 하락폭보다 엔화 가치 하락폭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벨기에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에게 “내가 마음만 먹으면 2주 안에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를 접수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1일(현지시간) 언론 보도로 전해져 불안감이 증폭됐다. 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04.8엔까지 상승해 7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원·엔 환율이 계속해서 하락하면서 우리 수출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평균 원·엔 환율이 1,000원을 나타낼 경우 우리나라의 총 수출이 전년대비 7.5% 감소하고 950원이면 9.1%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 20전 오른 1,018원 30전에 장을 마쳤다. 선 연구원은 “당초 추석을 앞두고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가 이어지며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우크라이나 우려가 증폭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여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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