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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CAL 참사상처딛고 다시날다
입력1997-08-18 00:00:00
수정
1997.08.18 00:00:00
정상범 기자
◎94년 일나고야 공항서 추락 264명 사망/‘안전·서비스강화’ 경영혁신 정면승부/올 매출 20억 달러… 화려한 재기성공지난 94년 여름은 대만의 중화항공(CAL) 직원들로선 가장 무덥고 우울한 계절일 수 밖에 없었다.
그해 4월말 에어버스 300여객기가 일본 나고야공항에서 추락, 2백64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참사가 발생하자 중화항공은 몇달간 침체의 늪에서 좀체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장기간 국적항공사로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CAL의 입장에서 경영상 입은 타격은 실로 막대했다. 무엇보다 탑승객이 줄어 들었다. 이제 막 출범한 민간항공사인 에바항공이 순식간에 고객들을 빼앗아간 것이다.
『그 당시는 우리가 회사를 계속 꾸려나갈지 자체가 의문시됐다. 그러나 한가지 사실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바로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라고 로지 로우이사는 회상했다.
CAL은 회사존립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면 대응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저한 경영구조 혁신에 돌입한 것이다.
우선 안전문제 개선에 가장 큰 신경을 썼다. 기존의 안전절차에 대한 정밀 조사를 거쳐 많은 문제점을 찾아냈고 이를 완전히 뜯어 고쳤다.
그리고 승무원들의 훈련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CAL은 독일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안전부문에 대한 자문을 얻기도 했다.
여기에다 조종사들의 교육시간을 세배나 늘렸는가 하면 최첨단 비행시뮬레이션 설비까지 새로 도입했다.
대외적인 이미지 쇄신작업도 빼놓을 수 없다. 객실의 인테리어를 밝은 색상으로 완전히 개조하고 비행기 꼬리부분에는 꽃모양을 형상화한 새로운 로고를 갖다붙였다. 심지어 기내에서 제공되는 와인 품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프랑스 전문가를 고용할 정도였다.
군부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어두운 이미지도 과감히 벗어버렸다. CAL은 원래 퇴역장성들이 설립한 항공사였지만 최근 5명의 이사회 멤버를 행정부관료로 바꿨다. 사실상 제로상태에서 회사를 재창립한 셈이다.
이같은 회사측의 피나는 노력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여행객들이 다시 CAL을 찾기 시작했다. 올들어 5월까지 탑승객은 지난해보다 15%나 불어났다. 탑승률도 74.4%로 대만을 드나드는 항공사들의 평균치보다 2.6%포인트나 웃돌고 있다. 올해 이익은 지난해의 5천7백만달러에서 두배이상 늘어난 1억2천5백만달러에이를 전망이다. 매출액은 2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경영 혁신을 발판으로 CAL은 요즘 외국인 투자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16%의 주식을 매각, 2억8천5백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하고 서비스 개선이나 승무원들의 교육훈련에 투자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오는 2003년까지 항공기를 44대에서 67대로 확충키로 장기전략을 세웠다.
『우리의 비전은 대만 최대항공사이자 세계 최고 항공사중의 하나로 발돋움하는 것』이라고 샌디 류부회장은 자신감을 표시했다.
CAL이 지금같은 속도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이 말은 머지않아 현실로 입증될 것같다.<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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