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1,700선까지 밀린 가운데 저가매수를 노린 자금이 국내 주식형펀드로 들어오고 있다. 올 들어 모처럼의 펀드 자금 순유입에 투신권도 5년 만에 최장기간 연속 주식쇼핑에 나섰다.
24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최근 11거래일 연속 자금이 들어와 올해 들어 최장기간 순유입을 기록했다. 6월 들어 유입된 자금은 1조1,400억원으로 이는 1~5월 빠져나간 자금(2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개별 펀드별 6월 자금유입 현황을 보면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2,476억원), 신영밸류고배당(주식)C1(1,383억원), NH-CA1.5레버리지인덱스 [주식-파생]Class A(1,344억원) 등 올해 초 이후 강세를 보였던 가치주ㆍ레버리지 펀드가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연초 후 지난 5월까지 대량 환매를 겪은 일부 대형주 펀드에 돈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5월까지 2조9,954억원이 빠져나간 대형주 펀드는 이달 들어 4,630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섰고 743억원이 이탈했던 코스피200 인덱스펀드에도 3,413억원이 들어왔다. 최근 시장이 1,800포인트 초반까지 밀린데다 연초 후 대형주의 낙폭이 과했던 만큼 하반기 반등을 노린 저가매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대표 대형 성장주 펀드이자 1조원 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1(주식)(A)은 올해 들어 5월까지 1,147억원이 빠져나갔지만 6월 들어 341억원이 유입됐다. 5월까지 785억원이 환매된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1[주식](A)도 6월 한 달 동안 111억원이 들어왔다. 인덱스펀드 중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교보악사파워인덱스1(주식-파생)ClassA가 이달 734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3월부터 환매가 발생해 지난달까지 1,705억원이 빠져나갔다.
최근의 지수대는 국내 주식형펀드를 싸게 분할매수하기에 매력적인 구간이라는 분석이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 국면이 점차 완화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추가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반기 국내 증시가 회복될 경우 중소형주 대비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대형주 중심의 반등이 기대되는 만큼 지금이 대형주 펀드 중심의 국내 주식형펀드를 분할 매수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강화되면서 투신권도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일 이후 12거래일째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연속 순매수는 2007년 7월 12일부터 30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후 5년 만의 최장기간 순매수 기록이다.
12일간 투신권의 순매수 금액은 총 1조7,647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기관 순매수 금액(3조1,646억원)의 55.8%에 달한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4,617억원)를 비롯해 현대차(862억원), 기아차(589억원), 현대모비스(466억원) 등 자동차 3인방이 대거 사들이는 등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한 대형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1,002억원), 삼성화재(628억원), 고려아연(589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하용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은 “현 코스피지수는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저점에서 펀드를 사고 2,000선 이상에서 환매하는 투자자의 패턴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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