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로체스트 인터내셔널 첫날

美로체스트 인터내셔널 첫날'작은거인' 장정 깜짝선두 돌풍

이번엔 장정(20)이 나섰다.

대회 전날에야 출전권을 얻은 「작은 거인」 장정이 웨그먼스 로체스터 인터내셔널대회(총상금 100만달러)에서 공동선두에 나서 한국골퍼가 미국LPGA투어에서 4주 연속 첫날 선두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포드의 로커스트힐CC(파72·6,162야드)에서 개막된 이 대회에서 장정은 2언더파 70타를 기록, 호주의 웬디 둘란과 공동선두를 이뤘다.

이로써 퍼스타클래식(김미현, 9언더 단독선두), 코닝클래식(김미현, 7언더 단독선두), 그린스닷컴(박지은 6언더 단독선두)에 이어 4주 연속 한국선수가 LPGA투어 첫날 선두로 내달리며 한국여자골프의 위세를 떨치고 있다.

장정은 특히 컨디셔널 시드(몇몇 대회만 출전할 수 있는 시드)권자로, 대회 개막 전날 밤에 결원이 생겨 막판에 겨우 출전권을 확보한 무명 선수인 탓에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장정에 이어 3주만에 투어에 복귀한 박세리(23·아스트라)가 1언더파 71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박세리와 동반 플레이한 김미현(23·N016·한별텔레콤)은 1오버파 73타로 펄 신과 공동 20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권에 한국선수들이 포진, 2주 연속 한국인 우승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반면 강력한 우승후보인 캐리 웹은 2오버파 74타, 아니카 소렌스탐은 4오버파 76타로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박지은(21)은 무려 10오버파 80타를 치며 부진, 경기를 포기했고 특별초청된

송아리와 나리는 각각 8오버파 80타, 3오버파 75타에 그쳤다.

이날 첫 홀(10번홀)보기로 불안하게 경기를 시작한 장정은 11번홀 버디로 이를 만회한 뒤 15번홀부터 17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아 상승세를 탔으나 18번홀에서 보기를 했다.

후반들어 2, 3번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맞바꾼 장정은 8번홀 버디에 힘입어 3언더파 단독선두가 됐다. 그러나 파 3의 마지막홀(9번홀)에서 결정적인 클럽선택미스로 보기를 해 공동선두에 만족해야 했다.

캐디로 나선 아버지 장석중(56)씨가 뒷바람을 의식하지 않은채 7번 아이언을 건내 티 샷이 그린 오버된 것. 어프로치 샷도 짧아 홀 9㎙거리에 볼이 떨어졌고 파퍼팅이 홀을 살짝 비켜가는 바람에 보기를 기록했다.

장정의 마지막 홀 9㎙짜리 파 퍼팅이 홀컵을 살짝 비켜가고 있다. 3언더파 단독선두에서 2언더 공동선두로 내려앉는 순간이다. /피츠퍼드(미국 뉴욕주) =

◇장정은 누구 김미현(153㎝)보다 1㎝가 작은 단신 골퍼. 박세리의 대전 유성여고 직계 후배로 학창시절 박세리의 기합도 많이 받았다. 아마시절 줄곧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고 97년 한국여자오픈, 98년 한국여자아마선수권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프로테스트에서 탈락한데 이어 미국 LPGA 풀시드 확보에도 실패, 골프시작후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현재 컨디셔널 시드권자로 미국투어에 참가하고 있으며 국내 프로테스트는 지난 4월 1위로 통과했다.

형편이 넉넉치 않아 어머니가 유성에서 식당을 하며 버는 돈으로 투어비용을 충당하고 있으며 캐디비용을 아끼기 위해 대전 경찰공무원 출신인 아버지 장석중씨가 백을 메고 있다.

김진영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6/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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