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건축물, 국보 1호인 숭례문, 수원 팔달문, 통신사 기지국 등 전국 주요 시설에 우리의 낙뢰보호시스템이 설치됐습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해외에서 승부를 볼 계획입니다."
7일 서울 양평로 본사에서 만난 정용기(62·사진) 옴니엘피에스 대표는 "올해 일본 130여개 아코디아 골프장에 시범적으로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코네 유원지와 호텔 등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최근 들어 대기가 불안정한 멕시코 지역의 낙뢰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통신 기지국과 대형 통신설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라며 "멕시코 부동산개발 그룹인 파라디그마와 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멕시코 대통령 사저에 낙뢰보호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옴니엘피에스가 보유하고 있는 쌍극자 피뢰침 특허는 낙뢰를 유인해 땅으로 전기를 흘려 보내는 일반적인 피뢰침과는 달리 대지의 전하를 사전에 방전시켜 지상에서 낙뢰 조건을 만들지 않는 게 핵심이다.
해당시설에 번개가 직접 떨어질 경우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높았던 문제를 개선한 것. 여기에 서지보호기(SPD)를 통해 건물 주변으로부터 유도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탄소접지봉으로 이상 전류를 빠르게 분산시키는 트라이앵글(쌍극자피뢰침·탄소접지모듈·서지보호기) 공법이 경쟁력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 IEEE(전기전자학회) 논문심사를 통과한 이후 인정받으면서 해외에서 관심이 높아졌고,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 표준 채택이 진행 중"이라며 "네이쳐와 사이언스 논문제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파했다.
이 회사는 미국 특허 8건 등 총 33건의 특허를 보유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으로부터 30억원을 투자 받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낙뢰설비 서지보호기(SPD)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 자격도 획득했다.
지구 온난화와 함께 낙뢰 발생 건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낙뢰가 국가재난품목에 포함될 정도. 정 대표는 "한반도 기온이 1도 올라가면 낙뢰 빈도와 강도는 30%씩 증가한다"면서 "아직 현장에서는 성능 검증이 미흡한 제품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교회 종탑도 새로운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소망교회, 사랑의교회 등에는 이미 설치됐다"면서 "미적인 감각도 해치지 않아 영국에서는 고성에 설치하겠다는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석·박사 모두 낙뢰를 전공했을 정도로 열정을 갖고 있다. 1997년 설립 이후 연구개발(R&D)과 검증작업에 항상 매진하며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그는 "전기전자는 기술 진보가 빠르지만 낙뢰보호시스템은 진입이 힘들어 세계에서 1등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며 "독일 등 선진국 제품을 수입하지 않으면 수십억원의 국산화 효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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