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분을 생각하고 흑77로 꼬부리는 최철한의 손길에는 확신이 실려 있었다. 이것으로 출구는 막혔다. 검토실에서는 참고도1의 흑1로 막는 수가 집중적으로 검토되고 있었다. 최철한도 그 수를 열심히 연구했다고 한다. 그것이면 백38까지가 예상되는데 패가 될 것 같아 최철한은 이 코스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78은 삶의 급소. 이것으로 백대마는 거의 산 모습이다. 흑83으로 물러선 수에 대하여 검토실의 여러 고수들이 ‘현실적으로 4집 손해’라고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최철한은 물러선 것이 최선이었다고 했다. 그가 복기때 척척 놓아보인 그림이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8까지였다. 끊긴 흑이 도리어 궁지에 빠진다는 설명과 함께. 흑93, 95는 예정 코스. 사이버오로의 해설을 맡은 서봉수9단의 입에서도 탄성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말 빈틈없는 수순이다. 철한이가 완전히 주도권을 움켜쥐었다. 느낌상 철한이가 이길 것 같다.” 한편 조훈현의 말은 조금 달랐다. “덤이 8집이나 되니까 아직 흑이 유리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승부의 윤곽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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