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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썸머 타임

암울했던 80년대와 파격적 섹스'쁘아종'이후 4년만에 관객앞에 나선 박재호감독의 '썸머 타임'은 인간의 관음증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배경은 80년대 허름한 목조주택이다. 영화는 과거 군부 시절의 암울했던 모습을 한 공간으로 축약시켜놓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성행위를 그린 포르노그라피다. 80년 군부세력으로 인한 암울했던 당시 사회와 삼각관계를 은유하는 주변 상황과 인물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곁가지에 불과하다. 운동권 수배자인 상호(류수영)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한적한 소도시 목조건물 2층으로 숨어든다. 그는 우연히 아래층으로 뚫린 구멍을 통해 희란(김지현)의 몸을 훔쳐보고 이 부부의 성생활을 엿본다. 점점 더 훔쳐보기에 중독된 상호는 희란의 남편 태열(최철호)이 무심코 떨어뜨린 열쇠를 주워 몰래 희란 방을 들어가 남편의 애무 순서대로 희란과 섹스를 맺으며 비극적인 운명의 나락으로 빠져든다. 희란은 80년대 자신의 집을 지키던 경찰이며 지금의 남편에게 강제로 몸을 빼앗긴 뒤 그와 결혼해 노예처럼 갇혀 사는 처지다. 아내의 불륜을 목격한 태열은 자신이 오랫동안 갖고 있던 총으로 상호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다. 영화는 우연이 필연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복선과 모든 장면을 하나로 꿰는 일관성이 없고 삼각관계를 이루는 세 배우들의 연기가 어설퍼서인지 아니면 수위가 높은 섹스장면을 해야 해서였는지는 몰라도 이들의 연기는 각각 겉돌아 영화보기의 부담스러움을 준다. 또한 가수 출신의 김지현은 어색한 대사처리로 영화의 흐름을 거슬린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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