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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패배1년] 거대야당 면모 못살려

한나라당은 18일로 15대 대선에 패배한지 꼭 1년이 된다.야당 길로 들어선 한나라당의 경우 지난 1년은 정체성 결여속에 내부 갈등과 봉합을 거듭해 온 시련의 시기였다. 이로인해 정권교체 1년이 되도록 야당다운 야당의 모습을 갖추기는 커녕 재정비도 안된 상태다. 물론 한나라당 이회창체제는 「총풍과 세풍사건」을 비롯, 정치인 사정에 맞서 장외투쟁 등 대여강경투쟁을 통해 야당으로 어느 정도 탈바꿈한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하기 보다는 당리당략적 차원에 그쳤다는 비판이 강하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아래서 경제회생을 위해 여당과 공동보조를 취하지 않은 것은 환란의 원인이 지난 정권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 당시 후보였던 李총재의 이미지에 흠집으로 작용하고있다. 특히 새정부 출범 당일부터 시작한 김종필총리 임명동의안 반대 투쟁은 야당의 구태를 답습했다는 비난이 적지않았다. 이는 李총재의 상징인 「대쪽」이미지를 고려할 때 비난여론이 더욱 강하게 일었다. 더구나 지난 9, 10월 장외투쟁 당시 영남지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통해 지역감정을 부추긴 것도 아직까지 야당의 구태를 버리지 못했다고 볼 수있다. 새정부 출범후 첫 새해예산안 처리과정에서 보여줬던 전략부재는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나타냈다. 이 역시 李총재의 친정체제가 착근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뿌리를 내리지못했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한나라당 이회창체제가 이처럼 곤경에 처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지붕 다수가족」이라는 태생적 한계의 부산물인 당내 보스들의 「도토리키재기」와 야당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작용에 원인이 있다고 할 수있다. 집권당 반세기의 위력에 힘입어 당시 이회창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었던 각 계파 연대는 대선 패배가 확정되는 그 순간부터 급속한 해체 수순을 밟은 것은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한나라당의 지난 1년을 보면 확연히 알 수있다. 4·10전당대회로 대선후보 경선 당시 주류핵심이었던 「이회창후보-김윤환고문」세력은 비당권파로, 대선체제에서 당을 맡았던 「조순총재-이한동대표」 세력이 당 전면으로 나서게 된다. 그러다 불과 4개월여 뒤인 「8.31 전당대회」는 다수파로 비당권파였던 이회창-김윤환-이기택 3두마차의 일방적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세풍」과 「총풍사건」, 정치인 사정 등 여권의 강공에 맞서 대여 강경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李총재의 미흡한 정치지도력으로 주류연대는 완전히 해체됐다. 지난 11월26일 전국위원회를 전후, 김윤환 전부총재가 李총재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이기택 전대행도 2선으로 후퇴한 대목이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당내 위기상황에 직면한 李총재는 과거 범당권파로서 비교적 중도적 입장을 취했던 김덕룡부총재를 새로운 연대 파트너로 끌어들이고, 당내 개혁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을 이끌어 가고 있다. 하지만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결국 李총재로선 김대중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를 뒷받침하는 DJT연대가 상호 이해와 협력관계를 유지한 반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놓여있어 앞으로 고난도 정치게임을 더 해야할 것같다.【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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