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회계ㆍ컨설팅 회사인 언스트앤영이 지난 4월 국내 주요 기업 임원진 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자본신뢰지수(Global Capital Confidence Barometer) 조사에서 국내 경영진의 33%가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고 25일 발표했다. 작년 10월 같은 조사에서는 4%만이 국내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 국내 응답자 중 31%가 기업의 수익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6개월 전의 67%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응답자 중 72%는 내년에 한국경제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24%는 제로 성장을, 4%는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특히 국내 경영진들의 경기 전망은 해외 경영진들에 비해 더 비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경제에 대해 국내 응답자의 31%는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 조사 때의 10%에 비해 3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반면 해외 경영진들은 13%만이 글로벌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 국내 응답자 중 35%는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답해 지난 번 조사 때의 4%보다 크게 늘었지만, 해외 응답자(51%)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었다.
언스트앤영측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로 인해 경제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동시에 해운ㆍ제조업을 중심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홍렬 언스트앤영한영 재무자문본부 부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는 얼마 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출구전략 관련 발언이 있기 전에 작성된 것”이라며 “미국의 출구전략이 국내 기업들의 시장 전망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향후 1년 내 인수ㆍ합병(M&A)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국내 응답자는 29%로 집계됐다. 6개월 전 조사 때는 6%였다.
유 부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보이는 가운데 M&A 추진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이 늘어난 것은 결국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M&A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겠지만 확실히 6개월 전에 비해서는 시장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