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여파로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이 폭증하는 가운데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1조 3,000억원이 늘어나 2년8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6월 말 현재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 대출 잔액이 154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3,000억원 늘어났다고 8일 밝혔다. 증가폭은 2012년 10월(1조5,000억원) 이후 최대다. 6월만 놓고 보면 2008년(1조8,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로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은 통상 가정의 달을 맞아 가계의 씀씀이가 늘어나는 5월이나 휴가철인 7~8월에 늘기 마련이지만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이례적으로 6월에도 크게 증가했다. 금리가 낮다 보니 빚을 내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에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양도 제외)을 합한 전체 가계대출도 폭증세를 이어갔다. 6월 말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594조5,000억원으로 한 달 새 8조1,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증가폭이다. 최대 기록은 4월(8조5,000억원)이었다. 이 중 주담대 잔액은 439조6,000억원으로 5월 말보다 6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4월(8조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정헌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낮은 금리 수준과 실수요 중심의 주택거래 영향으로 주담대 증가분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1만1,300호로 2006~2014년 6월 평균 거래량인 5,800호의 2배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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