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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압수수색] 檢, 재벌총수 소환앞두고 부산
입력2004-01-06 00:00:00
수정
2004.01.06 00:00:00
오철수 기자
지난 대선과정에서 정치권에 불법 대선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재벌그룹의 총수와 구조조정본부장의 소환을 앞두고 검찰이 재계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6일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뿐만 아니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무실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또 이번주 손길승 SK그룹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의 소환에 대비해 김창근 SK구조조정본부장 등 그룹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고강도 기업수사 신호탄(?)=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이날 “김 회장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것은 단순한 압박용이 아니라 비자금과 관련이 돼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이 재벌총수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지난해 1월 서울지검이 SK그룹의 부당내부거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최태원 회장의 집무실을 상대로 수색을 벌인 이후 처음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한화그룹이 지난 대선에서 삼성, LG, SK, 현대차 등 4대 그룹 등에 못지 않은 거액의 불법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한 단서가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은 “아직 수사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단서 확보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 이날 압수수색이 특정기업을 겨냥한 표적수사라는 시각에는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검찰이 지난 2일 김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지 4일만에 컴퓨터 전문요원까지 대거 동원해 본사 및 김 회장 집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자 한화그룹에 대한 고강도 수사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김 회장의 출국에 대해 한화그룹측은 “김 회장은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퍼시픽 연구센터에서 6개월간 한미관계를 연구하는 일정이 잡혀 지난 1일 출국한 것으로 검찰수사를 회피할 목적은 없었다”며 “검찰에서 요구하면 언제든 귀국해 조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고 해명했다.
◇SK 비자금 1,000억대 유용 집중수사= 검찰은 “김 SK본부장에 대해서도 어제부터 이틀째 소환 조사를 했다”며 “그룹 재무 실무책임자들에 대한 막바지 보강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번 주중 손 회장을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 동안 SK그룹 계좌에 대한 광범위한 추적작업을 통해 손 회장 등이 SK해운을 통해 조성한 2,000억원대 비자금 중 1,000억원 가량을 해외 선물투자 등에 유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롯데와 한진, 금호, 효성, 두산 등 10대 기업에 대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수십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포착, 이 자금 중 정치권에 건네진 규모 등을 밝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화건설 비자금 10억 조성 확인= 대전지검 특수부는 한화건설㈜이 하청업체에 공사비를 부풀려 지급한 뒤 이를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1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관여한 혐의(업무상 배임)로 한화건설 외주담당상무 박모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1년 3월 한화건설이 대덕테크노밸리㈜로부터 수주받은 66억 규모의 연암(軟岩) 제거 및 성토 부문 토목공사를 실제 공사비보다 19억원이 많은 36억원에 S건설로 하도급준 뒤 과다계상된 공사비 가운데 10억원을 되돌려 받는 과정을 주도한 혐의다.
<오철수기자, 고광본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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