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금융의 성적표를 보면 이러한 목표가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실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낳게 한다. 먼저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2,068억원. 이는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한 규모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현대건설 주식매각 등 일회성 요인에 의해 수익규모가 증가했다”며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및 국내경기 침체에 따라 수익성 위협요인이 증가하고 있고, 개인사업자 및 가계부문의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하반기에는 일부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특히 총 대출은 대기업과 가계대출 위주로 약 7%의 성장을 일궜지만 최근 대기업을 제외한 차주들의 연체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우량 차주 위주의 대출자산 증가로 전년 대비 23조원 늘어난 219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지난해 누적기준 전년 대비 2,034억원 늘어난 1조2,1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영업력 강화에 따른 영업자산 확대와 함께 우량한 자산건전성 유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가계대출 급증과 부동산 PF대출 부실 등의 위험 요소가 많은 가운데서도 0.48%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고, 고정이하여신 비율 또한 1.04%로 은행권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해 전년 대비 427억원 감소한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월결손금 공제 만료로 인해 전년 대비 437억원 늘어난 법인세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하나SK카드는 터치카드 시리즈의 성공 등에 힘입어 2ㆍ4분기 이후 흑자를 지속해 25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 밖에 하나캐피탈은 전년 대비 209억원 늘어난 순익 434억원을, 하나다올신탁은 전년 대비 34억원 늘어난 10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올해 하나금융은 수익성 강화를 꾀하는 동시에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정 위주의 성장 전략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는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각 부문별 시너지 창출 방안 을 마련하고,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에 나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수익성 강화는 바젤Ⅲ, 예대율 등 새로운 규제비율을 준수하기 위해 발생되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금융은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ㆍ수신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역점을 둘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또 산업별, 고객별, 상품별 리스크관리 강화를 통해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해외사업부분 정비 및 신규지역 진출 추진, 고객서비스 개선 등을 통한 조직 및 인력 경쟁력 제고로 미래성장 역량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과 통합 후 규모의 경제 및 투자역량 확충, 리스크 감내 능력 강화 등으로 글로벌 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KB, 신한, 우리금융과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4강 경쟁구도를 만들어 국내 금융 산업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양적 경쟁 지양과 쏠림 현상에서 탈피해 상품ㆍ서비스 등 품질경쟁을 통한 질적 경쟁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외환은행의 외환ㆍ수출입 금융노하우, 업무 프로세스 관련 자산의 해외 유출 방지, 해외 네트워크 강화 등을 통해 해외 비즈니스 지원과 영업진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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