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우리은행∙무역보험공사∙농협 등 채권단은 성동조선에 향후 2년간 5,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합의, 조만간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신규 자금 지원기간은 오는 2013년까지다. 채권단은 또 기존 대출금의 원금 상환을 2013년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대주주 감자 및 출자전환은 실시하지 않는 대신 새로 지원된 자금에 대해 전환사채(CB)를 발행할 수 있다는 옵션을 걸었다. 향후 성동조선의 실적상황에 따라 채권을 출자전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성동조선이 위기를 넘겨 살아날 수 있도록 대승적인 차원에서 신규 자금 투입을 결정했다"며 "출자전환과 대주주 감자 문제가 걸림돌이었지만 현재 상태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사실 채권단은 성동조선에 5,5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일찌감치 합의를 했지만 출자전환 및 대주주 감자를 놓고 이견을 보여 자금투입을 미뤄왔다.
대주주인 정홍준 전 성동조선 회장과 군인공제회 등의 지분을 줄이는 감자를 하고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군인공제회가 강력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채권단 역시 성동조선이 감자를 할 경우 추가 지원하는 자금이 곧바로 부실채권이 되기 때문에 이를 꺼려왔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미 기존 경영진이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라 경영권을 박탈하는 출자전환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채권단 전체가 성동조선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추가자금 지원으로 채권단의 성동조선에 대한 자금 지원액은 4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현재 채권단의 성동조선 채권액은 총 4조원 규모다. 대출이 2조5,000억원, RG 8,500억원, 선물환 등 기타 6,500억원 등이다. 채권단 간 채권비율은 수출입은행 54%, 우리은행 18%, 무역보험공사 22%, 농협 6%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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