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동은 조현아 부사장을 한국 대기업 집단이 갖는 과도함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뉴욕타임즈(NYT)가 ‘땅콩 회항’ 논란의 장본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한국의 대기업집단 문화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NYT는 9일(현지시간) ‘스낵서비스로 비행기를 돌린 대한항공 임원이 보직을 내놨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 부사장이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와 메뉴얼 미숙지를 이유로 이륙 직전의 비행기를 터미널로 돌리고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며 “(이로 인해)블로거들은 그(조 부사장)를 ‘나라의 골칫덩어리‘ 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 사람들은 대한항공에 대해 보이콧 운동을 촉구하며 ‘땅콩항공’이라 부르고 있다”며 “(그러자)항공사에서 조 부사장의 보임 사퇴를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9일 조 부사장이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항공 등기이사와 부사장 직위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NYT는 이번 논란의 원인을 한국만이 가진 독특한 대기업 집단 문화에서 찾고 있다.
신문은 새정치민주연합 이개호 의원을 말을 빌어 “회사 오너 딸이 내리는 명령에 반대할 수 있는 기장은 없다”며 “(이번 사태는)한국에서 대기업집단을 소유한 가족 일원의 개인적인 이유가 공식 규칙과 일반 상식을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소동으로 조현아 부사장은 한국 대기업 집단이 갖는 과도함을 표현하는 상징이 됐다”고 주장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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