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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가장 선망하는 해외 주식시장이 미국인 데서도 알 수 있다. 시장 규모가 세계 최대로 그만큼 자금 여력이 풍부해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 뉴욕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2013년 말 기준 24조달러로 1조1,000억달러에 불과한 국내 증권시장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스닥 역시 6조5,000억달러로 세계 2위의 시장이다. 이처럼 자금 여력이 풍부한데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벤처기업들에 대해 후한 평가를 해 국내 IT 기반의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선호하고 있다.
홍준기 삼일회계법인 글로벌 본부 상무는 "미국시장을 가장 선호하는 것은 공모자금을 한껏 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이나 소프트웨어 업종의 경우 국내에서 1,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받기가 쉽지 않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5,000억원 이상의 평가도 쉽게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1~2014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평균 공모액은 215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5일 '2014 삼일 해외IPO 세미나'에 참석한 한 업체 대표는 "IT 분야의 사업을 하고 있는데 국내 시장 상장을 위해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으나 터무니없이 낮게 나왔다"며 "현재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받기 위해 우리나라보다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와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 역시 해외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약 3배 수준의 시가총액을 보유하고 있는 홍콩시장 역시 국내 기업들의 상장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시장은 해외 기업들과 중국 기업들의 상장을 통해 성장해왔으며 최근 중국 비즈니스를 위한 금융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때문에 중화권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국내 기업들이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 생산 라인을 두고 있는 한 제조업체 대표는 "현재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두 증권사와 IPO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보다는 홍콩 증시 상장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 고유의 특성에 맞게 해외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IT 기업의 경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을 선호하고 있으며 게임·바이오 기업은 일본증권거래소, 자원기업은 캐나다와 호주증권거래소 등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해 지역별로 특성에 맞는 자본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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