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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조폭 코미디 국제화 '업그레이드'

조폭마누라 3 - 서기 등장 전편과 차별화 성공



2001년 개봉해 전국 530만 명의 관객을 모은 ‘조폭 마누라’는 조폭 코미디의 효시라 불린다. 조폭 특유의 무식함에 화장실 유머를 결합한 색다른 장르인 이 조폭 코미디는 지금까지도 명맥을 유지하며 관객에게 사랑 받고 있다. 하지만 또 한편에선 ‘저질’이라는 비판 또한 만만치 않게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폭마누라’는 이 장르의 창시자로서 이 비판을 원죄처럼 안고 이어져온 시리즈다. 그런데 이런 비판을 의식했는지 ‘조폭 마누라3’는 많은 변화를 보인다. 영화는 지저분하고 수준 낮은 유머라는 비판을 받는 기존 조폭 코미디에서 한발 비켜 섰다. 화장실 유머와 말장난을 대폭 줄인 것. 대신 그 자리에 홍콩여성액션스타 서기를 기용한 액션을 밀어 넣었다. 이런 전략은 성공한 듯 보인다. 영화는 코미디의 얼개를 가지고 있지만 액션영화처럼 경쾌하고 활기차다. 영화의 주인공은 홍콩 범죄조직 화백련 보스의 외동딸 아령(서기). 그녀가 라이벌 조직 보스를 죽인 암살자로 오인 받자 보스 임회장(적룡)은 그녀를 한국으로 피신 시키고 한국의 동방파 보스 양사장에게 딸의 안전을 부탁한다. 양사장은 밀수를 통해 어설프나마 중국어 실력을 익힌 중간보스 기철(이범수)에게 아령의 보호를 맡긴다. 아령이 범죄조직의 딸이자 무예의 절대고수인줄 모르는 기철과 그의 부하 꽁치(오지호), 도미(조희봉). 아령의 도도함 때문에 그녀와 사사건건 충돌한다. 한편 홍콩에서 아령의 목숨을 노린 킬러가 급파되고 아령에게 위험이 조금씩 다가온다. 영화 속에서 무예의 고수 아령역을 연기한 서기는 한국영화에 출연한 외국배우라는 사실이 무색하도록 한국 배우들과 잘 녹아 들어 갔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카리스마로 영화전체를 휘어 잡는다. 작품의 재미는 전적으로 50%이상 서기의 매력에서 나온다. ‘버추어 웨폰’등의 영화로 액션에도 익숙한 그녀는 진짜 화려한 몸 동작을 통해 제대로 된 액션연기를 선보인다. 코미디도 평균 이상이다. 전편 같은 화장실유머와 조폭의 전형성을 이용한 개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 캐릭터의 매력을 이용한 코미디로 대체됐다. 때문에 웃음과 거부감이 동시에 다가왔던 전편들과는 달리 상쾌하게 즐길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특히 중국인과 한국인의 의사소통의 문제와 상이한 두문화의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유머는 꽤 재미있다. 해외판매를 고려해 여러 번 손봤다고 전해지는 각본은 자칫 유치해질 수 있는 내용들을 잘 버무려냈다. ‘조폭 마누라3’는 적어도 전편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영화다. 여전히 조폭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특유의 거부감이 한결 덜해졌다. 안이한 전편의 반주에 그쳤던 ‘조폭마누라2’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시도를 한 고민의 결과다. 아울러 영화는 한계에 부딪힌 조폭코미디의 탈출구가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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