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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경제인] 통신시장 개척자 크레이그 맥코

인공위성 통신을 통해 이동통신, 광섬유통신, 지역전화, 장거리전화 등을 결합, 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신이 가능토록 할 수 있을까. 지난 94년 이동통신회사 멕코 셀룰라를 미 최대 통신업체인 AT&T에 115억달러에 판 것으로 유명한 크레이그 맥코(사진·48)가 4년여의 공백을 깨고 다시 통신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맥코는 지난 80년대 통신업계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수억달러에 이동통신 사업권을 매입해 맥코 셀룰라 이동통신회사를 설립, 수십억달러의 거대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동통신의 개척자로 평가받았다. 이제 맥코가 인공위성 통신을 기축으로 광섬유통신, 이동통신을 아우르는 종합통신그룹 설립을 위해 다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종합통신그룹이 미래 통신시장의 강자로 군림할 것이란 게 그의 예언이다. 맥코는 워낙 미디어를 기피해 세간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 하지만 통신업계는 그의 새로운 비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먼저 맥코는 위성통신기업인 텔레데식을 설립, 288개의 통신 인공위성을 2003년까지 쏘아올릴 계획이다. 텔레데식은 맥코가 갖고 있는 여러 통신망을 연결해 줄 핵심축이다. 여기에 현재 미국 18개 대도시에서 영업중인 통신회사 넥스트 링크와 이동통신회사 넥스텔을 연결, 시너지효과를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텔레데식을 이용, 지구촌 오지에 있는 넥스텔 통신망을 기존 통신망과 연결시킬 수 있다고 한다. 맥코는 또 올해 광섬유통신 회사 인터넥스트를 설립했다. 이 회사를 통신업계의 내로라하는 선두주자들인 AT&T, MCI, 스프린트, 월드콤을 합친 것보다 광대한 전국규 모의 광섬유망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한때 맥코 셀룰라에서 일했던 넷스케이프사의 제임스 박스데일 최고경영자는 『맥코는 보통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뚫어 볼 수 있는 자유분방한 기업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거대한 야망엔 엄청난 돈이 든다는 게 문제다. 세계금융위기로 신용이 경색돼 그렇찮아도 자금조달이 여의치않은 터에 수십억달러의 초기 투자가 들어가는 대형사업을 펼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장 텔레데식 구축을 위해 90억달러가 필요하고 넥스텔 확장에도 올해와 내년 35억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세계 갑부들은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맥코의 비전을 믿고 선뜻 거금을 투자하고 있다. 빌 게이츠 MS회장이 1,000만달러를 내놓은데 이어 사우디의 알왈리드 왕자가 2억달러를 맥코에게 풀었다. 이동통신업체 모토롤러는 아예 자사의 기존 통신위성사업을 포기하고 텔레데식 지분 26%를 사들였다. 알 왈리드 왕자는 『텔레데식이 영업활동을 시작하면 연간 30~40%의 수익률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한다. 맥코의 미래통신에 대한 2번째 예언도 맞 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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