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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DMB '킬러 콘텐츠' 딜레마

판권문제·미미한 광고수주로<br> 스포츠 등 인기콘텐츠 방송 못해<br>"위성DMB와 경쟁하기 위해선 500만 시청자 확보가 급선무"

위성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지상파 콘텐츠를 앞세웠던 지상파DMB가 정작 스포츠 빅 이벤트, 영화 등 이른바 ‘킬러 콘텐츠’(시청자에게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그 동안 지상파DMB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강점과 무료 서비스임을 앞세워 위성DMB와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판권 문제로 지상파DMB로 WBC를 볼 수 없는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스포츠 빅 이벤트를 비롯해 일부 영화 등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킬러 콘텐츠의 경우, 복잡한 판권 문제 때문에 지상파DMB로는 볼 수 없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들은 DMB 판권료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고, 광고 수주가 미비한 이유 등으로 정작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포츠 못 보는 지상파DMB=메이저리그 경기(MLB)가 그 대표적인 예. KBS가 올해 메이저리그 지상파TV 중계권을 확보했지만 DMB 중계권은 여전히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에게 있기 때문에 지상파DMB로는 메이저리그를 볼 수 없다. 최근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미국 여자골프(LPGA) 역시 SBS가 TV중계권만 확보했을 뿐, DMB 중계권은 사지 못했다. 곧 플레이오프에 들어가는 프로농구(KBL)나 프로레슬링, K-1 및 프라이드FC 등 인기 스포츠 경기 대부분도 위성DMB 자체채널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가 판권을 갖고 있는 국내 프로야구ㆍ프로축구의 경우, 지상파TV가 중계하는 경기에 한해 재전송 방식을 통해 지상파DMB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경우 지난해 열린 총 504회 경기 중 고작 11번만 지상파TV 중계가 이뤄졌고, DMB를 위해 지상파TV채널이 스포츠 중계를 늘리기 힘든 형편을 감안하면 지상파DMB로 프로야구ㆍ축구를 볼 기회는 사실상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독일월드컵의 경우 위성DMB와 지상파DMB가 모두 중계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월드컵 경기는 모두 오후 11시 이후 심야시간에 열린다. WBC와 메이저리그 등이 낮 시간대 경기가 열려 가정에서 TV를 보기 힘든 시청자 위주로 DMB 특수를 톡톡히 볼 수 있는 것과 정반대 경우다. ◇“DMB방영권 가격책정 안 되 있어”=KBSㆍMBCㆍSBS 등 지상파DMB 서비스를 하는 지상파 방송사들 역시 고민은 깊다. 국내의 지상파 DMB 서비스가 세계 최초인 만큼 DMB 판권 자체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세워져 있지 않다는 것. 김강섭 SBS 멀티미디어팀장은 “DMB판권을 확보하려고 해도 판권을 가진 쪽에서 DMB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LPGA의 경우, 미국 현지의 투어 사무국이 DMB 판권을 얼마에 팔아야 할지 가격을 책정하지 못하고 있다. 주말이나 명절에 주로 방영되는 인기 영화도 같은 경우. 워너브라더스, 소니 등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국내 방송사에 파는 TV방영권에는 DMB방영권이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TV에선 방영되는 영화를 DMB에서 못 보는 경우도 벌어진다. 방송사들이 꾸준히 영화 배급사들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지만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 지상파DMB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 수주가 극히 미미한 것도 방송사들이 DMB 킬러 콘텐츠를 갖추기를 주저하는 이유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에 따르면 지상파DMB 광고를 개시한 3월 광고 수주액이 5,000만원 선에 불과해 사실상 매체로서의 가치를 따지기가 무색하다. 더구나 이를 KBS를 제외한 5개 지상파DMB 방송사에 나누면 평균 광고 수입은 1,000만원 선이어서 사실상 지상파DMB를 위한 판권 확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공익성을 내세우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지상파DMB가 유료상업 서비스인 위성DMB와 직접 경쟁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500만명 이상의 지상파DMB 시청자를 확보해 매체로서의 규모를 갖추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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