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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시발점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은

신격호의 '비밀 공간'… 롯데 분쟁과정 '反 신동빈 아지트'로

서울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서울의 로열스위트룸 집무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신관 34층 스위트룸을 개조한 개인 공간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롯데호텔

서울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 신관 1층의 G1·G2 승강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가족들, 극소수 관련 인원만 G1·G2 승강기로만 올라갈 수 있다.

총괄회장 강제퇴진 후 가족과 함께 칩거
신동주 전 부회장 日롯데홀딩스 해임때
10여일 머물며 총괄회장 마음 돌리기도
가족 속속 집결… 분쟁해결 장소될지 주목


두 아들의 경영권 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그가 육성으로 지배구조를 가르마 타야 사태 해결이 될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얘기하지만 여전히 얼굴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의 34층이다. 이곳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어 일본인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까지 31일 시아버지의 기일을 앞두고 지난 30일 입국, 남편과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이복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까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계속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태 해결의 핵심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롯데호텔 34층은 연초부터 분쟁의 시발점이자 변곡점을 만드는 '비밀의 무대'였다.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해임된 신동주 전 부회장이 4월 부인과 함께 10여일간에 걸쳐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읍소해 결국 마음을 돌리게 한 곳이 바로 34층이었다.

이달 중순께 신격호 총괄회장이 둘째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직위해제 지시서에 서명한 곳도 34층이었다. 신동빈 회장과 이사진을 직접 해임하기 위한 아버지의 일본행을 강행하려던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27일 오전 경호원과 실랑이를 벌인 곳도, 차남의 반격으로 왕좌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 신격호 총괄회장 일행이 돌아온 곳도 34층이었다. 그리고 이제 한국과 일본의 눈은 '대한해협의 경영자'로 통했던 신격호 총괄회장과 그 가족들이 칩거한 롯데호텔 34층에 쏠려 있다.



이제 '반(反) 신동빈 아지트'로 바뀌어버린 롯데호텔 신관 34층은 일본과 한국을 번갈아가며 롯데를 경영했던 신격호 총괄회장의 개인 공간을 제외하면 텅 비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트룸을 개조한 신 총괄회장의 개인 공간은 숙소와 집무실·비서실로 이뤄져 있으며 일반인은 물론 롯데호텔 임직원들도 출입이 차단된 비밀의 장소다. 규모는 100평 안팎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관 1층의 G1·G2 승강기 두 곳으로만 올라갈 수 있는 34층은 신격호 총괄회장 가족과 극소수 인원들에게만 지급된 카드를 찍어야 올라갈 수 있다.

34층에 올라가면 연결통로를 막은 문과 2명의 보안요원이 항시 지키고 서 있다. 34층의 나머지 스위트룸은 국가원수급 VIP가 머물 때만 개방된다고 한다. 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구순을 넘은 고령이지만 34층에 24시간 상주하는 의료진은 없다.

34층에 들어앉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중국 사업에서 큰 적자를 본 사실을 숨긴 데 대해 격분해 신동빈 회장 측근들이 34층에 올라오는 것을 막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그러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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