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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시장 양강구도 무너지나

"사업 다각화 성공여부가 승패 갈라"<br>한국도자기, 행남자기의 두배로 매출격차 벌려

'도자기시장 60년 맞수 균형이 깨지는가' 국내 도자기시장의 절반 가량을 양분하고 있는 도자기업계의 쌍두마차인 한국도자기(1943년 설립)와 행남자기(42년 설립)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년 전 똑같이 시작했던 사업다각화의 실적이 최근 나타나면서 60년 동안 지속돼온 라이벌 관계가 무너지고 한국도자기의 질주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는 것.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도자기와 행남자기의 매출 규모가 지난해 각각 780억원, 42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외환위기로 경색됐던 도자기시장의 경기가 2003년부터 회복되면서, 연간 매출의 경우 한국도자기는 5% 이상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행남자기는 10% 가량 줄어드는 지속적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업계 및 주식시장에서는 두 기업의 올 예상매출액은 각각 860억원, 430억원으로 행남자기가 한국도자기의 절반 수준에 그치며 도자기 시장의 '양 강'체계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사업다각화의 성공여부가 두 기업의 승패를 가르고 있기 때문.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국도자기의 성공적인 사업다각화와 달리 행남자기는 새로 진출한 분야마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사업 찾기에 먼저 나선 곳은 한국도자기. 지난 2004년 당시 김동수 회장의 차남인 김영목 부사장이 '리빙한국' 브랜드를 내놓으며 주방용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리점과 백화점, 할인점 등의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영업활동에 적극 나섰고 지난해 매출 200억원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김무성 한국도자기 상무는 "한 매장에서 도자기 식기와 함께 주방용품을 살 수 있도록 원스톱 쇼핑을 구축, 고객의 구매심리를 파고든 것이 적중해 대박을 터트렸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에 사업다각화에 나선 행남자기도 '크리스피앤크리스티'라는 브랜드로 제빵사업과 함께 김 생산공장을 준공해 풀무원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납품하며 식품업종에 참여했다. 하지만 4세 경영의 후계자로 알려진 김유석 상무가 주도했던 제빵사업은 판매실적 부진으로 올 초에 접었고, 김 사업만 명목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측은 또 "햄과 치즈 등의 인스턴트 식품분야에 진출하려던 계획은 아예 포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 도자기업체의 저가공세와 경기불황에 맞서기 위한 브랜드 차별화전략에서도 한국도자기가 한 발 앞선 것도 두 기업 간의 격차를 벌이는 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국도자기가 2003년 명품브랜드로 내세운 '프라우나'는 영국 등 유럽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한 해 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회사측은 이 여세를 몰아 내년 1월부터는 OEM수출을 중단하고 '프라우나'의 자체브랜드로 수출할 계획이다. 반면 행남자기는 아직까지 한국도자기를 상대할 만한 명품브랜드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브랜드 '무디'를 중심으로 고품질 고부가가치 브랜드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 생활자기 분야에서도 중소 도자기업체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시장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도자기조합의 한 관계자는 "행남자기가 2003년 사업다각화 발표이후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두 기업이 대를 잇는 경영(한국도자기 3세 VS 행남자기 4세)으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자기가 훨씬 앞서 나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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