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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빠지진 않을것" 낙관론 고개

■ 2월 산업생산 급락세 일단락<br>광공업 생산 감소율 10.3%로 개선<br>재고 줄고 제조업 가동률도 다소 상승<br>설비투자 부진 경기회복 장담은 어려워


끝없이 추락할 것으로만 보였던 실물경제 지표에 미세하게나마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경기선행지수가 15개월 만에 하강곡선에서 탈출했다는 점은 무엇보다도 반가운 내용이다. ‘생산 감소→고용 위축→소비 침체→경기 위축→생산 추락’이라는 악순환이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전년 동월비 -4%이지만 전월 대비로는 0.5%포인트 상승해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재고순환지표와 기계수주액, 금융기관 유동성 등이 증가한 게 주된 요인이다.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적어도 경기침체 속도가 둔화됐다고 볼 수 있다. 광공업생산 지수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3% 감소한 것 자체는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지난 1월 -25.6%를 기록하며 이 분야 통계작성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개선된 모습이다. 전월 대비로는 6.8% 증가하며 1987년 9월(11%)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윤명준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수출 하락세가 상당히 둔화됐고 재고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점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재고 역시 반도체 및 부품ㆍ자동차 등의 재고 감소로 전년 동월 대비 4.4% 줄었다. 전달 61%대로까지 떨어졌던 제조업체의 평균가동률은 전월 대비 5.3%포인트 상승한 66.7%로 올라섰다. 생산을 멈추고 줄이기에 급급했던 공장들이 다시 생산을 늘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경기회복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실제 경기와 관련된 내용은 여전히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2월 설비투자는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어 전년 동월 대비 21.2%나 감소했다. 국내 기계수주 역시 공공 부문 증가에도 불구하고 민간 부문의 기계류 발주가 줄어 전년 동월비 28.8% 감소했다. 기업들이 아직 투자 재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건설수주도 공공만 31.6% 증가했을 뿐 민간(-46.5%)과 민자(-50.9%)는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향후 경기 반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ㆍ금융경제 연구부장은 “적어도 경기 급락세는 진정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경기가 더 내려가지는 않는 상황이지만 저점에 다다랐다고 해도 급격한 회복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광공업생산이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회복된다는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며 “바닥 여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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