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의 본가 연우무대의 창작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사이’가 지난해 10월 제12회 한국뮤지컬대상에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한국 연극을 이끌어 온 간판 극단이 외도에서 대어를 낚은 셈이다. ‘오! 당신이 잠든사이’는 이후 관객이 몰리며 등등했던 연말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기자가 공연이 열리고 있는 대학로 예술마당을 찾았을 때에도 객석은 단 하나 남은 자리 없이 만원이었다. 외도에서 대형 사고를 친 유인수 연우무대 대표를 만나봤다. -연우무대 하면 연극이 먼저 떠오르는데 뮤지컬로 상을 받고, 관객몰이까지 하고 있다. “이제 첫 작품을 했고 운이 좋았을 뿐이다. ‘연우무대가 이제 뜬다’ ‘떼돈을 번다’고 하는데 아직 그런 것은 아니다. 뮤지컬시장은 이제 외국에서 들어올 건 다 들어온 단계라 창작쪽에 눈을 돌리고 있다. 돈도 몰리고 있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관객과의 친밀감, 극적인 구성과 1인 다역등 소극장만의 재미를 뮤지컬화 한 것이 성공 요인이다. 거기에 재미와 감동을 곁들여 소외계층, 알코올중독자, 치매환자 등을 바라보는 시도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창작 뮤지컬이 방향을 못 잡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적은 비용으로 해 볼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문대로 돈은 좀 벌었나. “소극장은 만원사례를 이어가도 수익 내기가 힘들다. 규모의 경제가 구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소극장용 작품을 무조건 키워 대극장에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 제작비가 이렇게 많이 들 줄 알았으면 못했을 것이다. 집 팔고, 카드 빚을 내서 시작한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무모했다. 주위에서도 많이 말렸다. 음향에만 5,000만원을 쏟아 부었다. 돈이 있는 기획사라면 일도 아니지만 우리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지난 10월 잇따라 수상을 하면서 GM대우에서 후원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적자다.” -그렇다면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대극장 무대에 올릴 생각은 없나. “소극장으로만 갈 것이다. 투자가 들어오고 스폰서 붙고 해도 대극장으로 갈 생각은 없다. 기획을 소극장용으로 했기 때문이다. 대극장으로 가면 이 작품의 매력이 상쇄된다. 지금으로선 제2의 ‘지하철 1호선’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뮤지컬은 ‘지하철 1호선’을 거친 배우들이 이끌어왔고, 그 역할을 우리가 이어받고 싶다.” -연우무대는 돈 하고는 관계가 없는 극단 처럼 느껴진다. 요즘 뮤지컬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는데 투자유치 가능성은 있는가. “시상 후보에 올랐을 때 처음에는 좋아서 울었다. 두번째는 경쟁 작품들은 돈 걱정을 안하고 만든 작품이었는데 우리는 개인이 끌어 들인 돈으로 만든 작품이어서 무모한 싸움에 뛰어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막막해서 울었다. 아직 투자는 안들어 오고 있지만 투자가능성도 조금씩은 보이고 있다.” -그 동안 라이선스 작품들이 장악해오던 무대에서 창작극으로 성공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외국 작품은 음악이 훌륭하고 무대도 화려하다. 게다가 그 곡들은 이미 들어왔던 거라 익숙하고, 다시 들을 때 감동이 더 강렬하다. 그럼에도 나는 뮤지컬로 우리 얘기를 하고 싶었다. 예를 들어 연극에서 번역극을 보면 왠지 생경한데 창작극은 처음 접해도 정서적으로 친숙하다. 그런 문제점에 대한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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