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화재 인수… 한화그룹-메리츠 '격돌' 한화 "최대주주 수준 지분인수…한화손보와 합병"·메리츠선 25일부터 장내매수 지분14.9%로 확대 서정명 기자 vicsjm@sed.co.kr 한화그룹과 메리츠금융그룹이 제일화재 인수를 놓고 정면 격돌한다. 한화는 "보험업법상 '해당 회사의 지분을 1.0% 이상 취득해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22일 제일화재 지분취득 승인을 위한 관련 서류를 금융위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제일화재 지분 취득에는 한화건설을 중심으로 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한화L&Cㆍ한화갤러리아ㆍ한화리조트ㆍ한화테크엠 등이 참여한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이들 계열사는 각각 긴급 이사회를 거쳐 지분 참여를 의결했다"면서 "일단 시장에서 최대주주 수준의 지분을 인수해 제일화재를 그룹 계열사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일화재의 최대주주는 김영혜 이사회 의장으로 지분은 20.6%에 달한다. 따라서 한화그룹은 앞으로 최소한 20.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장도 한화그룹의 제일화재 인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다. 한화손보는 장기손해보험 중심의 오프라인 조직 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제일화재는 자동차보험 중심의 온라인 영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양사가 합병할 경우 손해보험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1단계로 제일화재를 인수한 후 2단계로 제일화재와 한화손보를 합병한 후 손보업계 2위 업체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앞으로 그룹 손해보험사를 생명보험업체인 대한생명에 버금가는 회사로 키워 금융사업 부문에서 균형적 성장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이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제일화재 주식공개매수 금액 및 시기 등을 결정한 후 제일화재 주식 매입에 착수, 지분을 현재의 4.1%에서 14.9%로 확대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1단계로 25일부터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할 예정"이라며 "메리츠화재 단독으로 4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제일화재 지분을 14.9%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험사가 특정회사의 지분을 15.0% 이상 보유하게 되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회사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메리츠화재는 일단 15.0% 미만까지 지분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우선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종금 등 메리츠금융그룹이 공개매수를 주도하게 된다"며 "한화그룹이 제일화재 지분을 매수하게 되면 한진중공업 계열사들이 여기에 맞서 제일화재 지분 매입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일단 자체적으로 제일화재 인수에 나선 후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2단계로 한진중공업 계열사들의 협조를 얻어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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