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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안타까워서…" 불치병 손자 살해

서울 수서경찰서는 14일 아들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생각으로 선천성 불치병을 앓아온 어린 손자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안모(71)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12일 오후 2시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둘째아들 집에서 부인이 일을 보는 사이 손자(4)를 방으로 안고 들어가 입과 코를 막아 질식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는 태어날 때부터 불치병을 앓아온 손자로 인해 아들 부부가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손자를 질식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의 둘째아들은 선천성 불치병을 앓고 있는 자식을 위해 병원치료를 계속해왔지만 최근 완치 불가 판정을 받고 치료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의 범행 후 거실에 있던 부인이 숨을 쉬지 않는 손자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당시 인근 병원 의사는 숨진 아이의 외상이 없고 선천성 불치병을 앓아왔다는 내용의 병원진료 기록을 보고 병사로 진단하려 했다. 그러나 경찰은 "할아버지가 아이를 재우고 나갔다"는 안씨 부인의 진술에 따라 안씨를 찾았지만 병원에 나타나지 않자 이상하게 여기고 안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받았다. 안씨는 경찰에서 "아들 집에 놀러갔다가 아이가 움직이지도 않고 항암치료를 받으며 힘들어하던 것도 생각 나 속상하던 차에 그만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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