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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3의 창업' 출발선] 사퇴선언 어떻게 읽어야 하나
입력2008-04-22 17:41:28
수정
2008.04.22 17:41:28
경영투명성 높여 비난여론 해소 의지
현재 위기에 처한 삼성을 이끌기 위해 이건희 회장의 오너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게 삼성그룹은 물론 재계의 직전까지의 컨센서스였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퇴진 선언은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이 회장 퇴진은 삼성의 중첩사업 교통정리, 대규모 투자 결정, 신수종 사업 발굴ㆍ육성과 같은 그룹의 전략을 결정하는 역할이 당분간 실종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 회장이 그룹 통합조정능력 상실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영퇴진을 결심한 것은 그동안 반삼성 측에 빌미를 제공해온 ‘소유와 경영의 미분리’ 문제를 정면돌파, 더 이상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소유는 하되 경영에서 손을 떼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비판여론을 해소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그룹이 순환출자와 상호출자 등으로 얽혀 단시일 내에 지주사 체제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힘들기 때문에 인적 쇄신에 무게중심을 둘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이 회장으로서는 쓸 카드가 한정돼 있었다는 것.
이는 경영승계 대상자인 이재용 전무의 역할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전무가 삼성그룹을 경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학수 부회장은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이 전무가 주주와 임직원ㆍ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상태에서 경영을 승계할 경우 불행한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삼성 각 계열사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좋은 성과를 내왔고 상당히 안정돼 있다는 자신감 역시 이 회장이 결심을 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결국 이 회장은 이번 퇴진을 통해 최대주주로서 권한과 역할을 하되 경영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그룹 경영체계를 바꾸겠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그룹이 심각한 위기에 빠지지
않는 한 이 회장의 경영복귀는 쉽사리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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