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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모략이 담긴 수

제6보(61~78)


장쉬의 흑61, 63은 전형적인 기대기행마에 해당한다. 백으로서는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64, 66으로 고개를 내미는 도리밖에 없다. 흑69는 아마추어들이 기억해 둘 행마의 요령이다. 현실적으로는 손해가 분명하지만 뒷맛을 활용하기 위해 이렇게 두고 있다. 일종의 사석작전이다. 얼핏 보기에는 흑69로 참고도1의 흑1에 넘어 손실을 전혀 입지 않는 것이 실속있는 처리 같지만 찬찬히 분석해 보면 실전의 진행이 훨씬 이득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흑의 실리가 소담스러워 보이지만 장차 백이 A를 들여다보는 끝내기 활용수단이 있다. 흑B면 백C가 계속해서 선수로 듣는다. 흑은 백 6점을 잡았지만 그 실리는 14집에 불과하다. 백은 중앙쪽에서 흑 2점을 잡아 4집을 벌었고 좌하귀의 실리가 15집쯤 되므로 도리어 백이 이득인 것이다. 게다가 중원의 발언권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 백78은 다카오가 22분간 숙고하고 둔 수. “모략이 담긴 수야.” 한국기원 검토실에서 서봉수9단이 이 수를 보고 말했다. “발이 좀 늦어 보이는걸.”(필자) “어디 아마추어의 제일감을 들어 볼까.”(서봉수) 필자가 참고도2의 백2 이하 5를 놓아 보였다. “그건 백도 편하지만 흑은 더 편해.”(서봉수) 백78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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