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등으로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신용등급 BBB+ 이하인 비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서 만기 연장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회사채의 만기가 제때에 연장되지 않을 경우 해당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연쇄 도산하는 사태도 올 가능성이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동양증권에 따르면 하반기 BBB+ 이하 등급 회사채의 만기 물량은 1조7,95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75.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반기 전체 회사채 만기물량(14조1,550억원)의 12.7%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반기 회사채 만기 물량 자체는 상반기(26조5,79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그리 많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BBB+ 이하의 비우량 등급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
이처럼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비우량 회사채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금확보를 위해 회사채를 대거 발행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민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2008년 12월부터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되며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선 기업들이 많았었다”며 “특히 2009년 하반기에는 시장 여건이 개선되며 BBB 등급 회사채 발행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BBB+ 이하 등급 회사채는 주로 부실 대기업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중견ㆍ중소기업이 발행한다.
문제는 최근에는 유럽 위기 등으로 국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비우량 회사채의 발행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 증시 침체로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고 은행권 대출 여건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 BBB+ 이하 기업들의 회사채 차환이 제 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계기업들이 자금난으로 도산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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