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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옛날의 그가 아니다

제2보(11~17)




흑11이 어렵다. 참고도1의 흑1로 못질하는 것은 백에게 2, 4의 공격을 허용하므로 흑이 못 쓴다. 그렇다고 좌하귀에 먼저 손을 쓰자니 백의 진영을 튼튼하게 굳혀주는 것이 싫다. 실전보의 흑11은 이 방면의 움직임을 보아서 좌하귀의 처리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고수다운 착상이다. 그러나 한국기원의 소년 기사들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고 서봉수9단도 그 지적에 동감이었다. 백의 세력권에서 난전이 시작되면 아무래도 흑이 부담스럽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백12는 적극적인 협공. 이 수로 그냥 14의 자리에 받는 것은 흑가를 허용하여 백의 불만이라고 서봉수9단이 설명했다. 흑15가 15분의 장고 끝에 놓이자 서봉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창하오의 감각이 옛날과는 차원이 달라졌습니다. 좌하귀를 건드리지 않고 그냥 이렇게 둔 것이 백을 아주 어렵게 만들고 있어요. 멋집니다.” 보통은 참고도2의 흑1을 먼저 두고 3으로 협공하는 것인데 이 코스는 흑도 편하지만 백도 편해진다. 그리고 흑1과 백2의 교환이 꼭 흑에게 이득인지도 불확실하다. 백16은 노타임. 흑17은 대세점. 여기까지의 진행에 대하여 한국기원의 검토실에서는 백이 편해 보인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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