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주가 부양을 위해 7개월 만에 자사주 쇼핑을 재개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6일 한라건설 주식 1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인 데 이어 19일 4,000주, 20일에는 6,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이달 들어서만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쏟아부은 비용은 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로써 정 회장의 한라건설 보유 지분은 지난 4월 24.16%(662만4,995주)에서 24.24%(664만4,995주)로 늘어났다.
정 회장이 자사주 매입을 재개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약 7개월 여만이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유상증자를 통해 주당 1만3,500원에 한라건설 주식 218만여주를 취득, 지분율을 21.98%에서 24.03%로 늘린 뒤 3월과 4월 두 달 동안 9차례에 걸쳐 총 4만330여주를 추가 취득한 바 있다.
한 동안 잠잠하던 정 회장이 자사주 쇼핑에 다시 나선 것은 최근 한라건설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유상증자 이후 지난 2월 1만5,900원까지 올랐던 한라건설의 주가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지난 이달 15일에는 52주 신저가인 7,460원까지 미끄러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정 회장이 최근 만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한라건설 대표 자리는 유지할 정도로 건설 부문에 애착을 보여왔다”며 “최근 건설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주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라건설은 이날 정 회장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2.20%(170원) 오른 7,910원에 장을 마치며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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