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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상승과 중개업자
입력2003-09-15 00:00:00
수정
2003.09.15 00:00:00
얼마 전 지인이 겪은 이야기다. 10월말 전세 계약이 끝나는 그는 이 참에 집을 장만하기로 마음을 먹고 강남 일대 소형 아파트를 보려 다녔다. 원하던 아파트를 찾은 그는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를 모두 뒤졌지만 매물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는 “중개 수수료를 곱절로 줄 테니 잘 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매물이 없다던 중개업자는 “이건 좀 비싼데”라며 못이기는 척 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보여줬다.
`9.5 조치` 이후 하늘 모르고 치솟던 아파트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곤두박질 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가격 급락은 그 동안 거품이 심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이다.
`가격 거품`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했다. 먼저 조합과 시공업체가 더 많은 이익을 남기는 방향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투기적인 수요가 몰렸다. 여기에 `강남 불패 신화`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등의 심리적 요인도 추가됐다. 여기에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부동산 중개업자를 빼놓을 수 없다.
일부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호가 상승을 부추겨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가격 상승추세를 타고 “더 좋은 값을 받아주겠다”며 집주인들을 부추겨, 실 거래가 보다 수천 만원씩 높게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 중개업자들의 이 같은 성향은 일부 인터넷 시세정보 사이트에도 그대로 적용돼 매매가 상승은 금새 반영되지만 하락 분은 좀체 반영되지 않곤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몇몇 중개업자는 직접 부동산 투기에 나서기도 한다. 품귀에 따른 가격 상승을 노리고 아파트를 매집 한 뒤 나중에 비싼 값에 내놓기도 하는 것. 실제 기자의 지인은 매물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특정 중개업자가 6~7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들었다고 한다.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투기 단속이 이뤄질 때마다 부동산중개업소는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중개업자들은 이 때마다 “왜 항상 우리냐”라며 볼멘 소리를 했다. 하지만 일부의 부도덕한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한 중개업자들의 목소리에는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문병도기자(건설부동산부)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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