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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外매수세력 없어 주가 제한적 반등 그칠듯
입력2003-03-18 00:00:00
수정
2003.03.18 00:00:00
김정곤 기자
`전쟁랠리가 시작되는 것인가`
이라크전쟁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가장 확실한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 증시와 국내 증시가 동반상승하자 전쟁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18일 종합주가지수는 22.07포인트(4.28%) 오른 537.31포인트에 마감, 하루 만에 전일 하락 폭을 만회했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인데 이것이 곧 해소될 것이란 소식 자체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날 급등장세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급구조가 취약한데다 이라크전쟁 외에 북핵과 내부변수도 많아 랠리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특히 이날 프로그램 매수세 외에는 이렇다 할 매수주체가 없었다. 외국인은 매도세를 이어갔고 개인도 670여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단기적으로 6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내부 악재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미국 등 해외증시와 달리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반등 기대감에 따른 성급한 추격매수보다는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하락폭이 컸던 우량주를 분할 매수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전쟁랠리 기대감(?)=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자 전일 뉴욕 증시가 급등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3.58% 상승하며 한달 만에 8,100선을 넘어섰고, 나스닥지수도 2.83% 급등하며 1,400선에 다가섰다. 이라크 전쟁이 터지면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와 같은 `전쟁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데 따른 것이다. 당시 전쟁이 발발한 지 이틀 뒤에 다우지수는 5.49%, 종합주가지수도 8.80% 급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를 비롯해 전세계 주요 국가의 증시는 뉴욕 증시 급등의 영향을 받아 동반 강세를 보였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폭이 더 커졌다.
◇국내 변수로 랠리지속보다는 제한적인 반등 가능성 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의 반등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멈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라크 전쟁이라는 악재가 걷히더라도 SK글로벌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과 북한 핵이라는 국내 문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날 골드만삭스증권은 `아시아-태평양지역 투자전략`보고서에서 “한국시장이 과매도 상태인 것은 분명하지만 긴장 고조로 인해 향후 수개월간 추세적인 반등이 나타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비중 축소`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의 정치ㆍ경제적 리스크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급상 공백도 큰 부담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급등했지만 외국인은 최근 6일째 순매도를 보인 것을 포함해 지난달 24일 이후 17거래일 동안 단 이틀을 제외하곤 매도기조를 이어갔다. 또 저가 매수세를 보이던 개인도 이틀째 순매도했고 기관 역시 프로그램 매수세를 제외하면 170억원을 사들이는데 그쳤다.
특히 당분간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항상 국내 증시의 진(眞)바닥은 외국인이 만들어 왔다”면서 “북한 핵 문제 등 국내 시장의 불안이 해소되기 전에는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객예탁금 및 주식형펀드 점진 증가세, 긍정적=증권전문가들은 전쟁 리스크가 해소된 이후에는 유가ㆍ환율 등의 추이와 경제지표 회복 여부 등에 따라 시장이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이후 주가 상승 탄력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지만 추세 전환이 이뤄지려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지표 들이 회복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전쟁 이후 북한 핵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점은 잠재 악재로 꼽혔다.
반면 시장에 희망을 주는 시그널도 나타나고 있다. 수급상 불안에도 불구하고 최근 증시 주변 자금은 주가 급락에 따른 저가 메리트와 이라크 전쟁 이후의 랠리를 겨냥해 주식시장 주변으로 조금씩 유입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3일을 저점으로 최근 2조원 이상 늘어난 상태고 순수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투자심리만 어는 정도 살아나면 제한적이긴 하지만 반등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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