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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절약시책 공무원 안지킨다

에너지절약시책 공무원 안지킨다 점심시간 전등끄기등 캠페인성 행사 흐지부지 최근 국제유가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한때 반짝하던 공무원들의 에너지 절약 운동이 다시 흐지부지 되고 있다. 고유가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목으로 매달 첫째 월요일에 실시하는 '대중교통 이용의 날'마저 정부청사의 공무원으로부터도 외면당하는가 하면 점심시간에 끄도록 돼 있는 실내 전등소등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 온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이 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4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내에 있는 주차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꽉 차 있었다. 재정경제부와 법무부가 들어서 있는 건물 옆의 주차장에는 이날이 '대중교통 이용의 날'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차량들로 만원을 이뤘고 인근의 노동ㆍ환경부와 보건복지부 건물 옆에도 주차구역은 물론이고 통로에까지 승용차들로 들어 차 더 이상 들어설 틈이 없었다. 단지 '대중교통 이용의 날' 주관부서인 건설교통부 건물 옆 주차장만 빈 자리가 띄엄띄엄 눈에 보일 뿐이었다. 반면에 평소 채 절반도 못 채우던 청사 밖 길 건너 주차장은 청사내에 차를 댈 엄두를 못낸 공무원들의 차가 이곳으로 몰리는 바람에 거의 빈 자리가 없을 정도여서 대조적이었다. 정부의 에너지 절약대책에 대한 공무원들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수원에서 승용차로 출근한 한 공무원은 "노선버스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승용차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무조건의 에너지절약운동을 추진할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부터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 절약의식이 희미해 진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점심시간만 되면 불필요한 전등은 꺼 줄 것을 청사내 방송을 통해 알리고 있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다. 이날 과천 정부청사내에는 점심시간임에도 전등을 끄지 않은 사무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당번 한 사람만 남은 사무실에도 전등을 모두 켜 놓고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빈 사무실에도 불이 환하게 켜진 곳도 많았다. 그러나 공공기관 에너지 절약을 주관하는 산업자원부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전력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고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절전형 전구를 사용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전등끄기 등은 지엽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최성국 에너지절약시민연대 사무차장은 "에너지절약에 앞장서야 할 공무원들이 이를 외면하는 것은 우리의 에너지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며 "캠페인성 행사보다는 철저한 홍보를 통해 모든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철수기자 입력시간 2000/12/04 17:5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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