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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MH, 갈등에서 화해까지
입력2000-11-16 00:00:00
수정
2000.11.16 00:00:00
MK-MH, 갈등에서 화해까지
정몽헌(MH)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16일 정몽구(MK) 현대차 회장을 찾아가 화해를 구함으로써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현대차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는 이날 몽헌(MH) 회장이 몽구(MK)회장에게 '그간 잘못된 것'을 사죄하고용서를 구했다고 밝혔다. 무엇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해석이 현대 안팎에서 여러갈래로 나오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몽구 회장이 지난 3월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고려산업개발 회장으로 발령하자 몽헌 회장이 반발, 인사 보류를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3월26일 양측은 이익치 회장의 인사 문제를 놓고 번복을 거듭했다. 바로 다음날인 27일몽헌 회장이 몽구회장과의 공동회장에서 단독회장으로 승인돼 결과적으로 몽헌 회장은 한판승을 거뒀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5월에 다시 증폭돼 최고조에 이르렀다.
5월 현대 계열사들이 주가 폭락과 함께 유동성 위기를 겪자 정주영, 몽헌, 몽구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퇴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몽구 회장은 사전협의 없이 이뤄진 일방적인 발표라며 퇴진을 거부했다.
당시 몽구 회장은 사면초가의 입장이었다.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동반퇴진 명령을 거스른데다 재벌해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 퇴진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몽구회장은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자동차 회장으로 다임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함으로써 수세국면을 반전시켰다. 이어 8월 31일 현대자동차 등 10개사가 현대로부터 소그룹으로 계열분리함으로써 몽구 회장은 소그룹을 이끄는 전문 경영인으로 이미지를 굳히게 됐다.
상황은 9월 이후 급반전된다. 몽헌 회장의 관할인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며 금융권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게되자 부득이 계열사 지원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지면서 몽구 회장은 시혜자의 위치로 올라섰다.
거대 공룡기업인 현대건설의 부도와 그에 따른 법정관리를 피하고자는 공감대가확산되면서 정부조차 몽구 회장의 지원을 기대했다.
몽헌 회장이 요청한 면담조차 수차례 거부하던 몽구 회장은 몽헌 회장의 삼고초려에 "법적 테두리내에서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선으로 물러났으나 형제간의 갈등이완전히 해소됐다고는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입력시간 2000/11/1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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