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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사회 대비하자

지난 97년 말 IMF 구제금융으로 경제위기가 시작될 즈음 깡드쉬 IMF 총재는 한국의 사회보장제도가 이렇게 미비한가 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한 적이 있다. IMF 위기로 대량실업과 노후생활의 불안문제가 닥쳐올 것인데 우리의 사회안전망은 그간의 경제발전정도에 비춰보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 후 5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40ㆍ50대의 한창 일할 나이에 할 일 없이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당연히 이들은 생활걱정을 하고 있다. 마침 IMF 위기를 겪는 동안에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2000년에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7%를 넘어서서 국제적 기준의 고령화사회에 들어섰으며 다시 19년 후에는 노인인구가 14%를 넘어서 완전 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금의 40ㆍ50대는 앞으로 2010년대 완전고령사회에서 노년층이 되는 세대로 IMF 쇼크에 이어 고령화 쇼크도 제일 먼저 경험하게 될 듯하다. 고령화사회는 단순히 노인인구가 많다고 하는 양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노인을 누가 어떻게 부양하고 보호할 것인가 하는 보다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져 오래 살면서 20~30년을 할 일 없이 지낸다는 것은 여간 큰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사회적 역할의 상실을 의미하며 이것은 곧 자아정체감의 위기, 자아존중감의 상실을 초래해 무력감(無力感)의 원인이 된다. 사회적으로는 할 일이 없는 노인들을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전통적 농경사회와 유교문화의 틀에서는 노인층은 어른으로서 존경을 받고 부양을 받으면서 살아왔지만 산업사회 이후의 가족구조ㆍ기능 및 가치체계의 변화로 고령화사회에서는 이러한 전통적 가족부양기능이 크게 쇠퇴할 것으로 보인다.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모든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살면 좋겠는데 현실은 유병장수(有病長壽)의 경우가 많다. 신체적 노화와 각종 만성질환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 크게 증가한다. 누군가가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장기요양보호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게 된다. 가족의 노인부양기능이 쇠퇴함에 따라 이들 장기요양보호 대상 노인을 사회가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 문제가 등장한다. 우리나라 노인복지제도는 80년대 이후 20년간 나름대로 발전돼왔다. 노인복지법도 제정됐고 국민연금제도도 시작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겨우 제도적 틀을 갖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노인을 위한 양로원ㆍ요양원 같은 시설은 주로 저소득층을 위한 서비스에 국한돼 있으며 가정에서 생활하는 일반노인을 위한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가 아주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노인복지가 이처럼 뒤처지고 있는 이유는 그간의 국가발전과정에서 경제성장에 우선한 나머지 민주화와 복지화가 늦은데도 원인이 있고 한편 전통적 가족부양기능에 의존해온 사회문화적 특성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고령화사회의 노인문제가 우리 앞에 하나의 커다란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고 그리고 이 문제에 우리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첫째, 건강한 초기 노년층 세대가 일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년을 점진적으로 연장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노인들이 일거리를 가질 수 있도록 각종 사회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젊은층과 노년층의 고용시장 내의 마찰문제는 윈윈 전략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젊은층도 일하고 노년층도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젊은이가 하던 일을 두 사람의 노인이 맡아서 임금을 절반씩 받는 '2와 1/2방식'의 고용형태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둘째, 건강하지 못한 노인층에 대한 장기요양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족의 보호가 어려운 치매ㆍ중풍 등 장기요양보호 대상 노인을 사회가 함께 보호하는 '보완적 모형의 복지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일반노인을 위한 지역사회 중심의 노인복지 서비스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일하는 시간 이외의 긴 노후생활을 건강하고 보람있게 보낼 수 있도록 각종 사회교육ㆍ여가ㆍ취미활동ㆍ자원봉사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령화사회에 대응해 끝으로 가장 강조해야 할 점은 노년층 각자가 인생후반기의 성공적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노력이다. 건강유지 노력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사회적 활동을 유지하며 의미있는 노후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차흥봉<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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