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법 처리' 이틀째 파행

한나라당 의원들이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정무위 위원장석을 물리적으로 점거, 정무위가 이틀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16일 오후3시30분부터 자정을 훌쩍 넘긴 심야시간까지 위원장석을 점거한 유승민ㆍ김정훈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여당의 새벽 기습 처리를 우려, 17일 새벽3시께부터 위원장석을 계속 점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늘 오전10시로 예정된 정무위가 열리지 못했고 김희선 위원장이 회의장에 들어서자 위원장의 접근을 차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야 지도부는 상대 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비상 원내대표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이 법안을 좌파적이라고 선전 선동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돼 먹지 않은 이념공세에 단호히 맞서 정무위에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폭력으로 국회운영을 방해한 것은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며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경제를 장기적으로 투명하고 튼튼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내용으로 봐도 저지할 사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저지한 것은 민생을 살리고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모든 의안 처리에 정쟁을 없애고 최대한 대화와 타협을 하자고 한 엊그제 원내대표단 합의사항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경제 4단체가 집단 반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고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야당은 친기업적ㆍ친재벌적이란 나쁜 이미지를 만들고 국회파탄이 일어나도록 말썽을 일으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