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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원ㆍ달러 환율 상승폭이 지난 1997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주요국 가운데 3위에 올랐다. 강만수 경제팀의 고환율 정책이 성적표에 그대로 투영된 셈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08년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25.7%, 엔화 대비 40.7% 각각 절하(환율 상승)됐다. 미 달러화에 대한 절하율은 아이슬란드 크로나화와 영국 파운드화의 48.1%와 26.4%에 이어 주요 통화 가운데 3번째로 높았다. 반면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23.9% 절상됐으며 중국 위안화와 홍콩 달러화도 각각 7.1%, 0.6% 절상(환율 하락)됐다. 원ㆍ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과 전일 대비 변동폭은 각각 18원3전과 12원으로 전년보다 6배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은행 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31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7.2% 증가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이 한해 동안 34억달러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외환스와프 거래는 92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37.7% 급증했으며 파생상품과 선물환 거래는 각각 51억6,000만달러와 9억1,000만달러로 28.5%, 21.8% 늘었다. 반면 현물환 거래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다른 수출입 업체와 은행의 거래 감소 여파로 5.3% 감소한 78억1,000만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외환스와프 거래량을 밑돌았다. 현물환 거래가 줄어든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2007년 역외선물환(NDF) 시장을 통해 339억5,000만달러를 순매입했던 외국인은 지난해 2억4,000만달러를 순매입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과 국내 은행 간 NDF 거래는 일평균 94억3,000만달러로 51.4% 급증하면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외화조달 여건 악화로 외환스와프 시장으로 차입 수요가 몰리면서 외환스와프 거래가 늘었다”며 “환율이 사상 유례없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수출입업체와 은행이 거래를 줄이면서 현물환 거래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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