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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1집 손해를 본 이유

제6보(101~145)


이 바둑은 싸움다운 싸움이 없었다. 중반에 이미 나눠먹기식 양상이 분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분쟁은 국경선에 집중되었다. 요다나 장쉬나 모두 일본에서는 종반의 끝내기에 강하기로 소문이 난 사람들이다. 검토실에서는 승부의 결과에 대하여 아무도 섣불리 예측을 하지 않고 있었다. 흑5로 먼저 밀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는 장쉬의 소감이 있었다. 이 수가 놓이기 전에 백이 먼저 가에 하나 끊어두는 것이 기민했을 것이다. 그러면 흑은 나로 응수하게 되는데 그 교환이 치러져 있는 상태라면 실전처럼 5로 미는 것은 모험이 될 것이다. 흑35는 장쉬의 수읽기가 얼마나 섬세한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원래 흑35로는 다에 두는 것이 올바른 끝내기의 수순이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장쉬가 일부러 1집 손해를 보면서 실전보의 35로 둔 것은 다른 노림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기대하는 것은 참고도의 백1을 상대가 두어주는 것. 사실 이곳은 백으로서 정말로 유혹을 느끼는 곳이며 무심코 손이 가기 쉬운 곳이다. 만약 백이 1에서 3으로 두어온다면 흑은 4에서 12까지로 단번에 대사건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검토실에서 이 바둑의 추이를 지켜보던 왕리청이 애기가인 몇몇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 바둑은 끝내기의 교본과 같아요. 끝내기가 약한 사람들은 유심히 보세요.” 아닌 게 아니라 이 바둑에는 끝내기의 요령들이 줄줄이 나온다. 흑11로 먼저 끊어둔 수순도 그러하고 흑13도 그러하다. 백12는 절대수이며 흑13은 장차 21로 두기 위한 사전공작이다. 백26도 끝내기의 요령. 흑이 라에 반발하면 백마, 흑바, 백사로 패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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