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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북핵 6자회담이 9일 개막된다. 각국은 4차회담 공동성명을 구체화할 방안에 대해 안을 내놓고 협의를 벌일 예정이나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무엇보다 회기가 짧다. 의장국인 중국이 회담기간을 3일 정도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일정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2차 회담을 위한 사전 작업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8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로의 입장을 비교하는 정도만 되면 성과”라며 “이번 회담은 길지 않을 것이고 다음 회담을 위한 정지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측 대표단 단장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베이징행 비행기를 타기 전 “6자회담이 부단히 전진하도록 이끌고 있으나 현재 등대는 우리로부터 너무 멀리 있고 바다에는 짙은 안개가 끼어 있다”며 “미국의 일부 행동은 바다의 안개를 더욱 짙게 만들어 방향을 모호하게 한다”고 말했다. 핵폐기와 그 상응조치를 ‘행동 대 행동’으로 배열하는 문제의 복잡성을 토로함과 동시에 선 핵폐기를 주장하고 있는 미국측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이 먼저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맞서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입장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각 단계별 이행방안을 연구할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는 아이디어가 제시됐으나 구체화될 지는 미지수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무부 부부장은 지난 7일 “이번 회담에서 전문가그룹을 구성하는 문제를 심도깊게 논의할 것이며 중국은 전문가 리스트를 확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송민순 차관보는 8일 “1단계 회담에서 (전문가그룹 구성으로) 갈 가능성이 없다”며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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