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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잡아라" 산업현장 비상
입력2002-12-17 00:00:00
수정
2002.12.17 00:00:00
中시찰단 요주의 대상…카메라 소지 금지에 X레이 투시기 설치도'스파이를 조심하라.'국내기술의 해외유출 사건이 잇따르자 산업시찰 방문객이 줄을 잇는 가운데 기업들이 보안유지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와 관광상품의 하나로 생산공장 개방이 불가피하지만 단체방문객 속에 산업 스파이가 숨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카메라 소지 불허
세계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찾는 연간 방문객은 줄잡아 20만명. 주말은 물론 휴일에도 예약이 밀려들 정도로 세계적인 유명 산업시찰지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경쟁국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특별경계령이 내려졌다. 사진촬영 금지는 기본이고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는 아예 출입이 금지된다. 또 차량 내 관람만 허용되고 선박건조장은 관람이 가능하지만 엔진공장 등 핵심시설은 둘러볼 수 없다.
연간 16만명이 방문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생산라인이 10여개나 되지만 보안유지를 위해 3공장 라인 윗부분을 견학통로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무비카메라는 3공장에 들어서기 전 회사측이 따로 보관한다.
◇요주의 1호는 중국방문객
이들 공장의 요주의 관람객은 중국방문단. 한국과 경합이 치열한 중국업체들에 공장시설이 담긴 사진 한 장이라도 넘어가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중국 현지법인 등 정보망을 가동해 중국인 방문객의 신원을 사전에 확인, 신분이 다르거나 국가기관 및 관련업체 관계자로 밝혀지면 방문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또 효성은 최근 중국 저장성 투자를 추진, 중국관리 및 거래선들의 현장공장 방문이 잦아지자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밀착수행을 하고 있다.
특히 경계령이 내려진 인물은 중국 언론인. 중국 언론에 생산현장이 공개되면 중국 경쟁사에 정보가 고스란히 건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은 중국 언론인들의 현장방문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있다.
◇전방위 감시체제 구축
그러나 계속 밀려드는 산업시찰단을 소수의 홍보요원이 감시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자체 보안력 강화를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LG정유 여수공장은 1개월 이상 공장에 상시 출입하는 외부인들의 호적등본을 떼어 경찰에 신원조회를 의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수원공장은 출입구에 X레이 투시기 7대를 설치, 운영 중이다. LG전자도 내년 구미공장에 금속탐지기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 현대중공업은 최근 보안의 종류와 타 기업의 기술유출 사례 등을 담은 30쪽짜리 만화 3,000부를 만들어 현장에 내려보냈고 삼성SDI 부산공장은 자기 작업장 외 다른 작업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보안출입증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최근 배포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최근 온산공단 업체 직원들이 기술을 빼돌려 중국까지 가서 공장을 지어준 사실을 접하고 중국인에 대한 경계가 심해졌다"며 "솔직히 중국인은 받고 싶지 않지만 국가적 차별 논란이 일까봐 마지못해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인철기자
울산=김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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