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위 매출을 통한 대출 사기극으로 산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 준 가전업체 모뉴엘이 결국 파산선고를 받았다.
수원지법 파산2부는 9일 모뉴엘 관계자와 파산 관재인들을 불러 모뉴엘의 회생 가능성이 없다며 파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모뉴엘의 자산 및 부채는 장부상 가액에서 지난 9월까지 파악된 허위 가공매출채권을 배제할 경우 자산은 2,390억여원, 부채는 7,302억여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파산원인 사실이 있으므로 파산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뉴엘의 가공매출 규모는 2008년 이후 2조 7,397억여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90%에 이르는 점이 드러났고, 운영자금 부족으로 신규 영업활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핵심인력 다수가 빠져나가 조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로봇개발 사업 등에 대한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옥 건립, 기업 인수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자금 압박을 받게 되는 등 방만한 경영과 이를 은폐할 목적으로 발생시킨 거액의 허위 매출 채권으로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 PC 등으로 소형 가전업계에서 주목받던 모뉴엘은 지난 10월20일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모뉴엘은 허위로 위조한 수출채권으로 무역보험공사에서 4,928억원의 신용보증을 받았고, 이를 통해 시중은행 10곳에서 3,860억원을 빌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07년 세계가전박람회(CES) 기조연설에서 주목할 회사라고 지목해 주목받기도 했지만 이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파산선고에 따라 재판부가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모든 관리처분권을 행사하게 되며 모뉴엘이 보유한 자산은 채권자에게 분배된다. 채권신고기간은 내년 2월27일까지이며, 제1회 채권자집회기일은 내년 3월 18일에 진행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