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 회장 "포스코, M&A 대상될 수 없어"

"포스코는 세계 철강산업 M&A(인수.합병)의 대상회사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능동적인 주역이 돼야 한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이 최근 세계 철강산업의 M&A `바람'에 대한 위기 의식을 강조하면서 대응 방안으로 회사의 경쟁력 향상을 주문하고 나섰다.

14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경영진과 부.실장, 근로자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운영회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최근 아르셀로는 캐나다의 도파스코를 `적대적 M&A'하면서 TKS와 싸웠고, 또 그 아르셀로를 미탈스틸이 적대적 M&A하려고 진행중에 있다"고 운을 뗐다.

지난달 룩셈부르크에 기반을 둔 세계 2위의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는 독일의 TKS(티센크루프)와의 경쟁 끝에 도파스코를 인수키로 했으며, 세계 최대인 인도계의 미탈스틸은 아르셀로 인수를 선언하는 등 세계 철강업계의 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상태다.

이 회장은 또 이달초 열린 세계철강협회(IISI) 집행위원회와 관련 "세계적인 CEO들이 하나같이 하는 얘기는 `이제 전세계적으로 철강산업의 M&A는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이며, 그 결과로 규모가 커지는 것은 철강산업 자체의 발전과 안정성을 위해좋은 일이고 향후 세계 철강업은 그렇게 가야 된다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대부분의 CEO들이 이런 분위기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미탈스틸이 그렇게 빨리 움직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예를 들면 향후 10년 안에1억t (생산규모의) 철강회사가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1-2년 내에 나오게 생겼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흐름에서 보면 우리 회사도 M&A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으며,따라서 변화의 중심에서 변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이냐, 아니면 M&A의 대상이 될 것이냐를 앞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당연히 회사가 M&A의 대상이 될 수없으며 능동적인 주역이 되기 위해 여러가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며, 기업의 가치가 올라갔을 때 우리가 능동적 주체가 될 수 있다"면서 "기업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수익성을 내고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경영진과 근로자대표의 모임인 노경협의회가 최근 노사 공동으로 회사의 경쟁력 증진을 위한 활동에 나서기로 한 것과 관련, "이런 상황에서 노사 공동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기업의 가치를 올리자고 한 것은 아주 시의적절하다"며 "많은 직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에 앞선 올해 신년사에서 "이제 우리는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불황의 골짜기로 들어가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위기의식을 강조한 뒤 "올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