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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필드가 부른다] 쪽빛하늘 푸른그린 부킹전쟁도 즐거워
입력2003-09-18 00:00:00
수정
2003.09.18 00:00:00
박희윤 기자
높고 투명한 하늘, 푸른 잔디, 플레이에 방해 되지 않을 만큼만 불어주는 산들바람, 그리고 함께 있어 편안한 동반자들……. 연중 가장 골프 즐기기에 좋다는 가을이다. 날씨도 날씨려니와 최고조로 끌어 올린 샷 감각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가을은 골퍼에게 최고의 계절로 꼽힌다.
◇분주한 골퍼= 가을은 본격적인 골프 시즌인 동시에 `골프 암흑기`랄 수 있는 겨울의 문턱이기도 하기 때문에 골퍼들의 마음은 더욱 분주할 수밖에 없다. 저마다 골프를 자주, 저렴하게, 그리고 잘 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골몰하는 모습이다. 라운드가 없는 날도 골프에서 눈과 귀를 뗄 수가 없다.
이제 어지간한 모임에서도 골프 이야기가 주요 화제로 오르면서 정보에 뒤떨어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느라 새벽 잠을 설치는가 하면 신문이나 전문 서적을 뒤지며 골프 상식 늘리기에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무엇보다도 가을을 맞는 골퍼들의 최대 관심 사항은 부킹. 골프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에 반해 골프장의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부킹 전쟁은 연중 행사가 돼버린 지 오래다. `라운드 갈증`으로 늘 부족하고 아쉬운 골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필드의 가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추심(秋心)`을 잡아라= 최고의 계절을 골퍼들 못지않게 손꼽아 기다린 쪽은 골프용품업계. 전반적인 경기 침체의 여파로 극소수 대형 브랜드를 제외하면 올해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한 업계의 표정은 자못 비장하기까지 하다. 1년 장사의 절반 이상을 가름한다는 최고의 마케팅 시기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생산, 수입, 유통 등 각 분야 업체들은 `가을 특수`를 겨냥하며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체적으로 골프에 새롭게 입문하는 사람이 많은 봄철에 풀세트 제품이 인기를 모았던 데 반해 가을에는 드라이버나 우드, 퍼터 등 단품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가을 역시 드라이버는 헤드의 대형화 추세가 이어져 350~400cc에 이르는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브랜드마다 첨단 신소재와 특수 설계를 통해 비거리와 방향성을 더욱 증대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언은 무게 배분을 고려한 헤드 디자인의 다양화와 샤프트의 경량화가 특징으로 꼽힌다. 롱ㆍ미들ㆍ쇼트 등 길이에 따라 머슬백과 캐비티백을 조합한 아이언세트가 잇달아 출시되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 클럽, 볼, 의류 등 업체들이 소속 선수를 활용해 `대리전`을 치르는 `선수 마케팅`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적대는 골프장= 골프장업계는 예년과 다름 없이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운영중인 전국 120개 한국골프장협회 회원사 골프장(회원제 117개, 퍼블릭 3개소)을 찾은 연인원은 539만2,759명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529만8,124명으로 집계됐던 지난해보다 1.79%에 해당하는 9만4,635명 늘어난 수치. 외환위기를 넘긴 지난 98년 이후 매년 10%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던 골프장 이용객 증가세가 처음으로 크게 둔화됐지만 국내 경제가 전반적인 고전을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제자리걸음`이라도 해내며 `불황의 무풍지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난해 160여 개에 불과한 골프장에 연인원 1,500만명이 넘는 이용객이 몰리면서 `부킹 전쟁`을 치러야 했던 골퍼들은 올해도 크게 달라진 여건을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들어 남촌과 백암비스타, 렉스필드, 프리스틴밸리골프장 등이 새롭게 문을 연데 이어 연말까지 캐슬파인, 양평TPC, 리츠칼튼, 몽베르, 썬밸리, 실크리버, 아크로 등 11개 정규 골프장이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15곳이 모두 개장하면 연간 신규개장 골프장 수로는 최다를 기록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골프장들의 회원모집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움직임이다.
<대전=박희윤 기자 h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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