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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발로 뛰는 경영' 활발
입력2001-05-09 00:00:00
수정
2001.05.09 00:00:00
"위기돌파" 잇단 해외출장·사업장 순방신영균 대우조선 사장은 올들어 벌써 다섯번째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워크아웃 탈출은 안정적인 수주확보가 최선이라며 직접 선주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유럽 4개국 출장에서 모두 18척ㆍ21억달러(옵션분 포함)의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신 사장의 출장일지는 대우조선은 물론 우리기업의 갈길이 고스란이 담겨있다.
▦4월 30일 독일 NVA사 선주인 코툼 박사와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계약 ▦5월 1일 파리에서 그리스 크리스텐사의 안젤리코시스 선주와 초대형 유조선 계약건 완료 ▦2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싱가포르 오스프레이사 선주와 계약체결 ▦4일 벨기에에서 엑스마사의 선주와 계약 체결 등.
대우조선 관계자는 "워크아웃이란 불리한 조건에서도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신 사장의 폭넓은 인맥과 세일즈 능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최고경영자(CEO)들이 위기돌파를 구호로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최근 CEO들의 현장경영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활발하다는게 재계의 평가다.
진대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과 김순택 삼성SDI 사장. 최근 들어 밤 11시까지 마라톤회의를 자주 갖는 등 전에 없이 바쁘다.
전자, SDI, 전기, 코닝 등 관련 계열사들로 '디지털TV 일류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둔 가운데 '비상경영'을 선언한 진 사장은 얼마 전 취임 후 처음으로 전 직원에게 회사의 현재와 미래비전을 밝혔다.
그는 "최근의 실적 호조는 환차익 때문"이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이어 임원들과 1박2일에 걸친 워크숍에서"'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중장기비전의 달성이 쉽지않다"며 "물류비 절감, 개발 프로세스 확립, 디자인 경쟁력확보 등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을 뛰는 경영자의 대열에는 회장들도 포함된다. 구본무 LG회장,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손길승 SK회장 등 주요 '회장CEO'들도 해외시장 공략, 품질향상, 구조조정을 위해 현장을 뛰면서 직접 챙기고 있다.
구 회장은 4월말 미국에서 열린 LG칼텍스정유 주주회의에 참석해 주주가치 극대화 방안을 논의했고, 요즘에는 계열사 사장들과 일주일에 한번씩 오찬을 하며 현안을 챙기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일과 4일 기아차 소하리공장과 현대차 울산공장을 잇따라 찾아 평소 강조해온 '현장경영'과 '품질경영'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손 회장의 마음은 중국에 가있다. 올들어 한달에 한번씩 중국을 방문, CDMA서비스ㆍ벤처투자를 챙기고 있다.
이 같은 현장중심의 경영활동은 임직원들에게 위기감을 심어 난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또 생산-마케팅의 밀착을 통한 경쟁력 향상도 주된 목표다.
SK㈜의 황두열 부회장과 유승렬 사장은 올들어 매달 한번씩 울산 정유공장을 찾고있다. "현장과 떨어진 마케팅과 연구개발(R&D)은 의미가 없다"는게 두 CEO의 말이다.
노기호 LG화학 사장도 지난달 '해외사업 전략회의'로 수출의지를 다진데 이어 최근에는 주요 사업현장을 찾는 등 많은 최고경영자들이 현장으로 가고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때까지는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할 것이고, 그 선두에는 CEO들이 자리할 것"으로 밝히고 있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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