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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전문가에 위기관리 리더십 배운 삼성 사장단

극지硏 윤호일 박사 강연 들어

"원칙 지키며 최악에 대비해야"


실적 악화와 경기침체로 바짝 긴장 중인 삼성 사장단이 남극 전문가로부터 위기관리 리더십을 전수받았다. 핵심은 원칙과 기본을 지키되 최악을 대비하라는 것이었다.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연구소의 윤호일(사진) 박사가 나와 '극한의 위기관리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했다. 남극 세종기지 대장 등을 맡아 20여 년간 탐구 활동을 한 윤 박사는 변화무쌍한 날씨와 극한의 추위 속에서 찾아온 여러 위기를 맞닥뜨린 사례를 소개했다. 과거 아르헨티나 탐험대는 '눈 폭풍이 몰아치다 멈춘 뒤 4시간 이상 좋은 날씨가 유지될 때 이동한다'는 원칙을 어기고 1~2시간만 기다린 뒤 성급히 움직이다 다시 불어닥친 눈 폭풍에 휩싸여 변을 당했다. 또 우리나라 탐험대가 외딴 지역에 고립됐을 때는 사흘 이상 구조가 안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식량 배분 등의 대비를 한 덕에 이틀 만에 귀환할 수 있었다. 윤 박사는 두 이야기를 통해 "원칙과 기본을 지키고 근거 없는 낙관 대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의 원인을 "원칙과 기본을 모르는 리더(선장) 때문"이라고 평가한 뒤 "대한항공 역시 위기에 모든 것을 벗어놓고(최악의 상황이라 여기고) 신속히 대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여러 직위에서 한 번에 물러나지 않다 일을 키운 데 대한 지적이다.



사장단 회의가 끝나고 이어진 언론 브리핑에서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는 만큼 그룹차원의 신년하례식과 신년사 발표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삼성은 계열사별로 시무식을 하고 각 대표이사가 신년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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