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리빙 앤 조이] 바라만 봐도 효과 마술같은 '원예치료'

녹색식물, 삶의 편안함 제공…뇌질환·재활까지 광범위 활용 <br>2000년부터 전문가 본격양성

집 또는 사무실에서 식물을 기르며 함께 생활하는 것이 원예치료의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사례1 한 초등학교 교실에 실내정원을 꾸며놓았더니 학생들의 주의력 집중결핍 증상이 감소됐고 집단 괴롭힘 발생 횟수도 줄어들었다. 지루하기만 하던 교실에 정원이 생김으로써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모두가 함께 실내정원을 돌보면서 동질감과 협동심이 강화돼 집단 괴롭힘이 줄어든 것이다. #사례2 뇌의 혈관이 막힌 '뇌경색'을 앓고 난 후유증으로 말을 못하는 실어증과 배우자의 사망으로 인해 우울증까지 겹친 63세 노인. 이 노인에게 장미꽃 포장과 꽃모종 이식, 꽃바구니 포장 작업 등을 반복하게 했다. 얼마 후 노인은 '꽃에 며칠 마다 물을 갈아 줘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손가락을 피며 '4일'이라며 짧게 대답했다. 앞서 소개한 2가지 사례는 모두 식물을 치료도구로 사용하는 이른바 '원예치료'의 실제 사례들이다. 최근 새로운 질병치료법으로 부상하고 있는 원예치료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치매노인부터 재활치료까지 적용분야 다양=원예치료는 말 그대로 식물을 뜻하는 '원예'와 의학적 치료개념을 합친 것으로 식물을 질병의 치료도구로 이용하는 것이다. 조원근(한국원예치료협회 사무총장ㆍ원예치료사) 건국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는 "아마도 꽃을 보고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녹색의 식물을 보면 기본적으로 삶의 의욕과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원예치료는 우리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분재를 정성스럽게 가꾸면서 만족감을 느끼고 기분이 상한 아내에게 꽃을 안겨주며 기분전환을 시도한다. 또한 최근 도시인들에게 각광 받고 있는 '주말농장'도 넒은 의미로 보면 원예치료의 한 형태이다. 원예치료의 적용범위는 매우 넓다. 치매노인과 자폐아의 인지기능 개선 및 우울증, 강박증 등 각종 정신질환의 치료, 교통사고, 뇌졸중 등 각종 뇌질환으로 인해 신체의 일부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의 재활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조원근 교수는 "자연경관이 보이는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통증이 감소한다는 외국사례도 있다"며 "교도소 방마다 식물을 배치한 결과 폭력이 줄어든 것도 원예치료의 효과를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또한 실내조경이 설치된 병동의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강박증, 우울, 불안 증상이 감소하고 회복기간이 짧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원예치료, 어떻게 이뤄지나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원예치료사’가 본격적으로 양성됐으며 10월 현재 총 443명(1급 54명, 2급 389명)이 병원,복지기관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1,000시간 이상(1급은 3,000시간 이상) 임상실습을 마친 사람에게 한국원예치료협회(회장 손기철 건국대 환경과학과 교수)가 수여하고 있다. 증상마다 치료기간이 다르지만 최소 주 1회 기준으로 10회이상 치료 받도록 권장된다. 단 재활목적의 치료는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원예치료는 주로 야외에서 식물을 직접 가꾸는 활동을 통해 이뤄지지만 식물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우울, 불안증세 감소가 목적인 환자들에게는 편안하게 식물을 관찰케 하며, 재활 환자들에게는 물주기, 가위질 등을 많이 시켜 악력(손의 힘)을 키워준다. 또한 주의가 산만한 아이의 경우 집중력을 길러주기 위해 꽃꽂이 등을 하게 한다. 농장ㆍ화단 가꾸기는 키워서 수확하기까지 3~6개월이 걸리고, 계절적인 제한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만성적인 재활환자에게 적용된다. 꽃이나 식물의 향기가 치료에 이용되기도 한다. 10명이 넘어가면 치료효과가 떨어지게 되므로 주로 10명 이내의 그룹치료 형태로 이뤄진다. 병원내 병동에서 이뤄지는 경우 주재료는 식물, 꽃, 흙, 화분 등이며 번식, 재배관리, 장식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또 압화(꽃잎 등을 눌러서 만든 것)를 이용한 카드장식 등 다양한 형태로도 치료가 진행된다. 집 또는 사무실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식물을 두고 함께 생활하는 것이 원예치료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단 이왕이면 관리가 소홀해도 잘 자랄 수 있는 생명력이 강하고 색깔과 향이 특이한 식물을 기르는 것이 좋다. 햇빛이 없는 곳에서도 잘 자라고 공기정화기능과 냄새제거 효과도 있는 ‘스파티필름(천남성과)’과 ‘싱고니움’ 등이 좋다. 또한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물로 뽑은 '파키라'도 추천할 만 하다. 조 교수는 "원예치료를 실시하다 보면 내가 먼저 치료되는 느낌이 든다"며 "원예치료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며 꽃과 식물을 아끼고 사랑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어서 모든 이가 원예치료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