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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동 '외국계 기업 메카'로 뜬다
입력2002-02-26 00:00:00
수정
2002.02.26 00:00:00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근무한 지 15년이 넘은 코오롱의 조규섭 부장. 그는 점심 시간이면 무교동의 변화를 피부로 느낀다.낙지골목이란 무교동의 별칭을 무색하게 하듯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빠르게 걸어가는 외국인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음식점에 들어서면 간간히 영어로 나누는 대화가 들려 온다. 점심 메뉴의 선택폭이 넓어진 것도 조 부장이 느끼는 변화 중의 하나다. 최근 1~2년새 파이낸스 센터를 중심으로 퓨전 레스토랑과 커피 전문점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무교동이 외국계 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싱가포르정부 투자청(GIC)에 매각된 서울 파이낸스 센터는 총 25개 입주 업체 중 60% 이상을 외국계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대사관을 중심으로 메릴린치와 워버그 핑커스, 스탠더드 차터드,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 세계적인 금융기관과 멕킨지, 딜로이트, 언스트앤영 등의 컨설팅사, 필립 모리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이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싱가포르 투자청이 매입한 이후 이 건물 임대료는 인근 빌딩보다 40%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를 희망하는 외국기업은 여전히 많다.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 여건이 좋은데다 건물의 편의시설 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외국기업은 임대료를 더 내더라도 회사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건물에 입주하는 경향이 있어 파이낸스 센터의 외국계 입주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이 지역 임대 상담 사업자의 설명.
파이낸스 센터의 관리를 맡고 있는 코리아 어셋 어드바이저(KAA)측 역시 건물의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이 회사의 이관희 팀장은 "임대 업체 모집 초기에 네임 밸류가 높은 기업이 입주하면서 건물의 브랜드 가치가 함께 올라갔다"며 "파이낸스 센터는 이제 세계적인 기업들이 모인 건물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스 센터의 한 외국계 컨설팅사에 근무하는 김선영(가명ㆍ남)씨는 "6개월 전까지는 강남에 위치한 회사에 다녔기 때문에 사무실이 무교동이라는 점이 처음에는 마음에 걸렸다"며 "하지만 주변에 좋은 식당도 많고 서울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어 퇴근 이후 친구들과 회사 근처에서 약속을 잡을 때도 많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최근 이 지역 터줏대감격인 코오롱빌딩과 현대상선빌딩도 모건스탠리에 인수돼 '무교동=외국기업 1번지'라는 인식을 높여줄 전망이다.
현재 모건스탠리는 입주사 유치에 앞서 노후 건물의 리노베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각 건물에 특징적인 테마를 설정하고 이에 맞춰 기업들을 유치한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모건스탠리 관계자는 "국제 금융이나 언론처럼 특정 업종의 업체들을 집중적으로 유치시켜 건물의 개성을 살리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며 "건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은행지점이 차지했던 건물 1층에는 외식업체를 입주시켜 현대적인 분위기의 건물로 꾸밀 계획이다. 이미 코오롱 빌딩 1층에는 커피 체인점인 스타벅스가 입주를 결정했고 2층도 외식 업체가 임대 계약을 추진 중이다.
이들 건물의 임대 계약을 담당하는 트러스트 리얼티의 신성빈 실장은 "현대상선 빌딩 1층에도 은행과 함께 외식 업체가 입주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교동 근처에 위치한 동화면세점빌딩의 보스턴컨설팅, 영풍빌딩에 위치한 ABN암로와 일본계 상사들 역시 이 지역을 '외국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데 힘을 더하고 있다.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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