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그룹 전반의 경영을 컨트롤하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 등을 전담할 '전략기획본부(가칭)'를 신설한다. 포스코는 재계순위 5위권에 속하지만 다른 그룹들처럼 계열사를 유기적으로 통합 관리하고 미래 전략을 짜는 경영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두뇌' 역할을 할 이 조직이 신설되면 인수합병(M&A) 등 현안에 대한 포스코의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장악력도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포스코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포스코가 주요 그룹의 경영 시스템처럼 계열사 경영 전반을 컨트롤하는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며 "포스코뿐 아니라 계열사 육성과 상호 유기적인 협력, 미래동력 발굴 등을 위한 것"라고 전했다. 이번 개편안은 정준양 회장이 직접 주도, 임원회의 등에서 최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26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확정ㆍ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회장-신설 기획조직-계열사'로 이어지는 3각 편대 경영형태로 전격 탈바꿈한다. 포스코는 최근 '철강기업'에서 탈피해 각종 유관사업과 신사업을 집중 육성, 명실상부한 종합 민영그룹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해 "삼성의 경우 여러 분야가 '짱짱'한데 우리는 포스코 본사와 포스코건설을 제외한 나머지가 그렇지 못하다"며 "앞으로 패밀리사가 고루 성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포스코강판 등 상장법인 4곳과 포스코건설 등을 포함해 총 23개의 직속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최근 급속한 외형확장으로 재계 5위권 그룹에 올라선 상태다. 또 대우인터내셔널 등 M&A를 통한 사업 확장ㆍ강화와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신설조직은 이러한 성장동력 확보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포스코는 별도의 오너가(家)가 존재하지 않는데다 과거 주요 그룹의 전력기획실 등에 단점이 많았던 만큼 신설조직의 기능이나 이미지 등을 차별화할 방침이다. 한편 포스코는 이달 초 상임이사를 교체한 데 이어 주총 이후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정준양 체제'의 인적 쇄신을 완성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포스코 전무 출신인 권오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기용해 허남석 부사장의 공백을 메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등기이사를 맡게 된 김진일 부사장 대신 김준식 공정품질서비스실장(상무)을 승진과 함께 포항제철소장으로 기용하는 등 능력 중심의 과감한 인재발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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